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최명숙(뇌병변 3급)씨는,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07 welfarenews
▲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최명숙(뇌병변 3급)씨는,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2007 welfarenews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기획·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최명숙(뇌병변 3급)씨.
그녀는 자신이 뇌성마비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뇌성마비장애인들을 위해 17년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녀는 자원봉사를 하다가 한국뇌성마비복지회에서 일하게 됐다. 현재 언론사 홍보, 소식지관련업무, 자료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학생들도 가르치고, 가정방문해서 봉사활동도 했었어요. 여기에 굳이 들어가야겠단 생각은 안 해봤었는데, 어떻게 인연이 돼서 시작하게 됐죠”

처음 일을 시작했을 당시는 컴퓨터가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 때문에 언론사에 홍보를 할 때 팩스로 자료를 보낸 후 전화를 걸어 확인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전화를 걸어서 ‘누구누구 바꿔주세요’하면, 그쪽에서 ‘장난하지 말고 끊으세요’하더라고요”

뇌성마비장애인의 특성상 긴장이나 흥분을 하게 되면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최명숙씨는 그런 대답을 듣는 경우가 종종 생기자, 속상해하는 대신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나중에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 뒤로는 ‘제가 언어장애가 있어서 그러니까 끊지 마시고 끝까지 들어주세요’라고 먼저 양해를 구했죠. 그랬더니 상대방이 이해하더라고요”

최명숙씨는 어떻게 보면 힘들었던 점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씩씩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덕분인지 그녀의 얼굴에는 늘 밝은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그녀는 ‘남보다 조금 힘든 점을 개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웃으면 복이온다고 했던가. 최명숙씨 주변에는 그녀를 도와주고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많다.
홍보 건으로 12년 전 만났던 기자 한 명은, 매 연말마다 후원금과 신년인사가 적힌 카드를 보내온다고 한다.

최명숙씨는 한국장애인문인협회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1988년 첫 시집 ‘풀잎 뒤에 맺힌 이슬’을 출간했으며,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키스하고싶은 여자’ 등을 펴냈다.
이번 달에는 인연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내용을 담은 ‘져버린 꽃들이 가득했던 적이 있다’를 출간했다.

“몸이 불편해서 시쓰기를 선택한 게 아니에요. 일반학교를 다녔는데, 선생님께서 특별활동으로 문예부를 해보라고 권유하시더라고요. 물론 제가 몸이 불편하니까 배려해주신 것일 수도 있지만요. 문예부를 들어가고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친해졌죠”

최명숙씨는 1992년 ‘시와비평’ 신인상, 199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소설 당선, 2000년 솟대문학 본상, 2003년 대통령 표창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녀는 현재 문화일보 기자커뮤니티 ‘장재선의 문학노트’에 시를 연재하고 있다.

그녀는 뇌성마비시인들의 시낭송회를 기획해오고 있다. 지난 2002년에 시작돼 지난 11월에는 6회째를 맞이했다

“뇌성마비장애인들의 사회활동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최우선이겠죠. 제가 뇌성마비장애인이기 때문에, 저를 만나는 사람들이 저를 통해 뇌성마비장애인을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 일하겠습니다”

최명숙씨는 자신을 지켜봐주는 모든 분들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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