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정말 지옥 같았어요.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한쪽 팔을 잃은 지체장애인 김모(36)씨는 결혼 초부터 15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다. 또한 남편의 의처증으로 인해 김씨는 외출을 한 적이 거의 없다.

“집을 나와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그냥 참고 지냈어요.” 김씨는 점점 심해지는 남편의 폭력을 참지 못하고 집을 나왔다. 김씨는 “남편이 흉기로 아이들까지 위협했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껴 집을 나오게 됐다”고 눈물을 보였다. 고생 끝에 대구의 여성장애인통합소를 알게 된 김씨는 상담소의 도움으로 장애여성 쉼터에서 당분간 지낼 수 있게 됐다.

지난 6일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여성의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2005년755건에서 2006년 1,406건으로 두배 가량 늘었다. 반면 지난해에는 1,000건으로 줄었다. 또한 장애인 성폭력 상담건수는 2005년과 2006년 8,780건에서 8,979건, 지난해에는 9,89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진대 사회복지학과 박수경 교수는 “장애여성들의 피해가 늘고 있지만, 아직 장애여성을 위한 쉼터는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애여성을 위한 쉼터는 전국에 4곳에 불과하다. 가정폭력 피해 장애여성의 쉼터는 서울에 위치한 ‘나무’ 1곳 뿐이고, 성폭력 피해 장애여성의 쉼터는 서울에 위한 ‘헬렌의 집’, 부산의 ‘장애인여성연대 사랑의 집’, ‘광주의 장애인여성연대 새터’ 등 3곳이다.

쉼터 ‘나무’의 입소신청은 지난해 100건 이상이었으나, 입소인원은 한 해 평균 15명 이내에 불과하다. 쉼터 나무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입소인원이 10명 안팎이다. 또한 비장애인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는 전국에 183곳인 반면, 장애여성 상담소는 19곳이다.

박 교수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장애여성에 대한 폭력이 많이 드러나고 있지만, 상담소나 쉼터는 부족한 상태”라며 “상담소나 쉼터를 증설하고, 장애여성들이 머물수 있는 기간 또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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