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언어장애인위한 휴대용 의사소통 보조기기 업체 LPKS 탐방

▲ (주)LPKS 이판수 대표이사(왼쪽에서 첫번째)가 기능성게임개발팀 이현수 팀장(왼쪽에서 세번째), 이종수 이사 등 직원들과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주)LPKS 이판수 대표이사(왼쪽에서 첫번째)가 기능성게임개발팀 이현수 팀장(왼쪽에서 세번째), 이종수 이사 등 직원들과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 보조공학기기 및 기능성게임 개발업체인 (주)LPKS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수화나 필담을 이용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는 휴대용 의사소통 보조기기 ‘이지컴’을 출시했다. 

기능성 게임을 전문으로 만드는 LPKS가 이지컴을 개발하게 된 동기가 이채롭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청능훈련 기능성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게임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다보니, 사용자 편리성이 떨어진 의사소통기기로 인해 많은 청각·언어장애인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제품 개발에 나섰다고. 이지컴은 기존 의사소통 보조기기가 휴대하기 불편한 크기여서 크게 불편해하던 점을 크게 개선해 크기를 대폭 축소했으며, 키보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문장을 입력해 사용할 수 있게 제작했다.

이판수 대표이사는 “청각장애가 있는 어린이를 비롯해 청각장애근로자, 직업능력학교 교사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화해본 결과,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대화하기 위해 등을 두드리면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돌아보는 모습이 의사소통에서 오는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며 “두드리면 놀라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야기하려면 종이에 글로 써야하니 귀찮다 할테고… 그러다보니 대화를 포기하게 되고, 비장애인과 친해지기 힘들어 벽이 높아만 간다고 생각해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기술개발을 담당한 이현수 팀장은 “많은 비장애인근로자들이 청각장애근로자보다 외국인근로자와 일하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만큼 서로간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많이 목격했다.”며 “사회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의사소통의 교류가 단절됐기 때문으로 판단해,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기기에 집중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다못해 길을 잃었을 때 낯선 이의 등을 두드리며 ‘몇 번 출구로 나가야 하나요’라는 메모지를 내밀어야 하고, 10분 거리에 있는 관공서나 병원에 가더라도 짧게는 몇 십분, 길게는 몇 시간씩 문밖에서 수화통역사를 기다려야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하나’라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지컴은 단순히 보조기기만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자긍심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LPKS 이판수 대표이사
청각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개발한 업체지만 청각장애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장애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싶지만 ‘바닥 치고 있는’ 장애인 고용시장 현실 등의 이유로 입맛에 맞는 근로자를 채용할 수 없었다고.

이 대표이사는 “이지컴에 대한 피드백(feedback) 등을 위해 청각장애가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했으나, 직업전문학교 등을 다니고 있는 청각장애인 취업지망생 대부분이 캐드나 웹서핑과 관련한 직종의 교육을 받고 있었다. 대학 진학 역시 건축과의 진학률이 높은 반면 플래시나 프로그램을 다루는 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이지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는 청각장애인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조공학기기 지원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 대표이사는 “미국이나 호주는 장애영아에게 필요한 보조공학기기를 태어나자부터 무상으로 지원하지만 우리나라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고, 그러다보니 직장인으로 (지원 대상이) 제한되는 아쉬움이 많다.”며 “물론 국가에서 (보조공학기기) 구입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예산이 워낙 적어서 (이를 통해) 지원받는 장애인의 수가 많지 않다록 들었다. 왜 우리나라는 외국처럼 우수한 장애인보조공학기기가 없냐고 말하기 전에, 우수한 기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사이즈·무게 등을 줄여나가고, 청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어휘를 더 넣는 등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밝힌 이 대표이사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타블렛PC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꼽았다.

그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이 사용하면서 문화가 잡혀나가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장애인보조공학기기의 발전도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청각장애인용 타블렛PC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단순한 보조공학기기의 단계를 넘어 장애인의 사회 지위를 안정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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