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특수교육과학과장협의회 성명서
[성 명 서]
대한민국 교육에 영향을 끼치는 시도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청와대, 그리고 법을 만드는 국회에 알립니다.
법과 행정을 운영하는 정치의 묘미는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지, 표로 얻은 자신의 권력을 살찌우기 위해 성실한 국민의 열정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전국의 특수교육과 교수들은 정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예외적인 공무원을 제외하고 많은 공직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특수교육과 교수들 역시 그동안 우리의 위치에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磨斧作針) 심정으로 좋은 특수교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공무원들의 역할이 단순히 “정치적 입장”에 따라 권모술수(權謀術數)로 잘못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좋은 특수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수들의 노력이나, 좋은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서 성실하게 준비한 많은 젊은이들의 수고 역시 “정치적 논리”에 따라 신기루로 전락하여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정부의 최근 특수교사 양성 정책은 특수교사를 꿈꾸는 성실한 젊은이들을 무력한 존재로 만드는 독소(毒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제시한 특수교사 충원 규정을 현 정부가 실천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법에 근거한 특수교육 정책을 믿고, 오직 특수교사만을 목적으로 자신의 전 젊음을 투자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의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이 된 광주 인화학교의 배경도 사실 그 근본을 보면 교사 취업을 미끼로 하는 부패한 사학과, 이를 묵인한 정부 기관의 무책임한 관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부패의 시작은 능력 있는 교사가 적기(適期)에, 적소(適所)에 배치되지 않는 것과, 가르치는 본업에 유능한 교사를 무력한 구성원으로 만드는 교육인사 풍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광주시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교육행위 본질보다 교육을 담보로 개인의 출세 지향적 가치를 몸소 실천하시는 분들을 우대하는 잘못된 교육 인사 시스템을 잘 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고발한 영화 “도가니”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부패의 주범인 쌍둥이 교장과 행정실장의 모습은, 법에서 제시한 만큼의 특수교사가 교육 현장에 충원 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고 있는 우리 특수교육과 교수들의 무능한 자화상이며, 목전의 경제 논리와 응급처방 및 생색용으로 특수교육 정책을 추진해온 정부 당국의 초라한 앞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가니 문제 이후 이제야 부랴부랴 특수학교들을 감사하며, 그 감사 결과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힘없는 사립학교들을 정죄하는 것으로, 자신들은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작금의 정부의 모습에서, 특수교육을 위하는 형님의 역할이 아니라, 힘없는 약자를 괴롭히는 동네 불한당(不汗黨) 모습이 떠올라서 오히려 안타깝고 슬퍼집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님!
박재완 기획제정부 장관님!
이명박 대통령님!
목후이관(沐?而冠)을 초래하는 인사와 정책으로써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대통령님의 중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시는 오직 그 한 분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칭송 받으며 퇴임하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10월 12일
전국특수교육과학과장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