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특수교육과학과장협의회 성명서

 [성 명 서]

청와대는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실천하라!
국회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행을 감독하라!
교과부는 “법정 특수교사 충원”으로 특수교육을 정상화하라!
행안부는 “교과부의 특수교사 증원 요청”을 즉각 수용하라!
기제부는 정부 예산의 “아낄 것과 투자할 것”을 구분하라!

대한민국 교육에 영향을 끼치는 시도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청와대, 그리고 법을 만드는 국회에 알립니다.

법과 행정을 운영하는 정치의 묘미는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지, 표로 얻은 자신의 권력을 살찌우기 위해 성실한 국민의 열정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전국의 특수교육과 교수들은 정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예외적인 공무원을 제외하고 많은 공직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특수교육과 교수들 역시 그동안 우리의 위치에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磨斧作針) 심정으로 좋은 특수교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왔습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공무원들의 역할이 단순히 “정치적 입장”에 따라 권모술수(權謀術數)로 잘못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좋은 특수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수들의 노력이나, 좋은 특수교사가 되기 위해서 성실하게 준비한 많은 젊은이들의 수고 역시 “정치적 논리”에 따라 신기루로 전락하여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정부의 최근 특수교사 양성 정책은 특수교사를 꿈꾸는 성실한 젊은이들을 무력한 존재로 만드는 독소(毒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제시한 특수교사 충원 규정을 현 정부가 실천할 의지가 없다는 것은, 법에 근거한 특수교육 정책을 믿고, 오직 특수교사만을 목적으로 자신의 전 젊음을 투자하고 있는 예비교사들의 희망을 송두리째 빼앗는 것입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이 된 광주 인화학교의 배경도 사실 그 근본을 보면 교사 취업을 미끼로 하는 부패한 사학과, 이를 묵인한 정부 기관의 무책임한 관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 부패의 시작은 능력 있는 교사가 적기(適期)에, 적소(適所)에 배치되지 않는 것과, 가르치는 본업에 유능한 교사를 무력한 구성원으로 만드는 교육인사 풍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광주시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교육행위 본질보다 교육을 담보로 개인의 출세 지향적 가치를 몸소 실천하시는 분들을 우대하는 잘못된 교육 인사 시스템을 잘 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사회의 총체적 부실을 고발한 영화 “도가니”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부패의 주범인 쌍둥이 교장과 행정실장의 모습은, 법에서 제시한 만큼의 특수교사가 교육 현장에 충원 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고 있는 우리 특수교육과 교수들의 무능한 자화상이며, 목전의 경제 논리와 응급처방 및 생색용으로 특수교육 정책을 추진해온 정부 당국의 초라한 앞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가니 문제 이후 이제야 부랴부랴 특수학교들을 감사하며, 그 감사 결과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힘없는 사립학교들을 정죄하는 것으로, 자신들은 마치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작금의 정부의 모습에서, 특수교육을 위하는 형님의 역할이 아니라, 힘없는 약자를 괴롭히는 동네 불한당(不汗黨) 모습이 떠올라서 오히려 안타깝고 슬퍼집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님!

법적으로 부족한 특수교사를 충원하기 위하여 다시 노력해 주십시오. 교육의 기본이 학생과 교사라고 한다면, 바른 특수교육의 실천은 장애 학생을 맡아야 하는 법적 교사 확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교사의 부족과, 그나마 그것도 비정규직 교사로 채워지는 교육현장을 개선하는 것이 교육과학기술부 수장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님!

전년도 대비 공무원 충원율 동결이라는 정책의 틀로만 교육 행정을 바라보지 말고, 좀 더 큰 관점에서 행정을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과부가 올해 제시한 708명의 특수교사 충원요청을 행정안전부가 최종 135명으로 결정한 것을 즉각 철회하고, 법에서 필요한 특수교사가 충족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특수교사도 평범한 직종의 하나임에 틀림없지만, 평균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진로를 결정하고 흔들림 없이 소외된 자들을 위하여 일하겠다고 달려온 저희 제자들의 희망을 안전하게 지켜주시는 장관님이 되어 주십시오.

박재완 기획제정부 장관님!

곡식창고의 쌀이 줄어드는 것이 걱정되어 좋은 교사를 적기에 선발배치 하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정책은 소탐대실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수교사뿐만 아니라 교육과 관련한 정책은 눈앞의 경제 논리로만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낄 것과 투자할 것을 현명하게 분별하여 주십시오. 법에서 정한 특수교사 정원 확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학기술부나 행정안전부의 교육관련 예산을 새롭게 조정하여 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님!

청와대 뜰에서 합창하는 장애 아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짓던 대통령님 내외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콩나물과 특수교육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키우는 교육입니다. 그러나 다 빠져내려 소용없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쑥쑥 자란 콩나물을 볼 수 있기에 교육에서 희망을 찾고, 국가의 미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초기에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님을 응원하였던 것은 대통령님이 살아온 지난 삶에서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새롭게 희망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 아니었겠습니까? 그리고 대통령님은 그런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 주고 싶어서 권력을 잡으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후이관(沐?而冠)을 초래하는 인사와 정책으로써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로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대통령님의 중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시는 오직 그 한 분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칭송 받으며 퇴임하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10월 12일

전국특수교육과학과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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