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꽃동네 아닌 농성장에서 기도해 달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0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예정돼 있는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탈시설을 꿈꾸는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질타하고 진정으로 교황의 방문을 원하는 곳에 와서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홈리스행동 야간학교에 다니는 온달 씨는 “장애인을 격리시키고 인간다움 삶을 억압하는 곳을 방문한다는 것은 지금도 시설을 나오려고 하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교황이 꽃동네에 방문해 많은 사람들이 꽃동네가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시설로 인식할까봐 두렵다.”고 전했다.
꽃동네 시설에서 생활했던 인천장애인민들레야간학교의 이명자 씨는 “꽃동네는 주변이 다 산이라서 슈퍼를 가더라도 멀리 나가야 된다. 너무 답답하고 자유가 없었다.”며 “부디 교황이 꽃동네가 아닌 농성장에 와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꽃동네대학 졸업생인 김수원 씨는 “꽃동네는 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주는 사육시설.”이라며 “꽃동네 안에 있는 사람들도 다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는데, 내가 만약 꽃동네에 계속 있었다면 자신의 욕구와 의사, 필요성에 대해 한 번도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광화문우체국에서 민들레장애인야간학교, 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 노들장애인야간학교, 홈리스야간학교 학생들이 직접 교황에게 쓴 편지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염원한다는 의미의 ‘분홍종이배’를 바티칸 교황청에 직접 우편으로 발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