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2주년을 맞아 '부글부글 결심대회'를 열었다.
▲ 20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2주년을 맞아 '부글부글 결심대회'가 열렸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2주년을 맞아 그동안 함께 투쟁했던 시간을 되돌아 보고자 장애계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0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부글부글 결심대회’를 열었다.

지난 2012년 8월 21일부터 시작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이 광화문에 자리잡은지 올해로 2주년.

활동지원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른 故 송국현 씨와 故 김주영 씨, 장애등급 재판정으로 기초생활수급권 박탈위기에 있다가 자살에 이른 故 박진영 씨 등을 다시 한 번 추모했다. 또 현재까지 장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시간들을 영상으로 되돌아보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석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추장이 기우제를 지내면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시대적 과제로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특히 정부가 오는 2016년부터 장애종합판정도구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 “이제는 정부와 장애계단체가 함께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의 대안과 방향에 대해 논의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더불어 예산 문제가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평가N토론’ 시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뤄졌다. 햇빛촌 자립센터의 한 활동가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는 곳이 부족해 장애인의 추락사가 많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박 대표는 “내일 있을 토론회(8월 21일, 장애등급제 폐지 대안과 장애인종합판정체계 개편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보면, 정부와 장애계의 앞으로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농성을 끝나기 전에 광화문에 승강기를 꼭 설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장애계단체 뿐만 아니라 각계 단체들도 참석했다.

한국장애인여성연합 유영희 대표는 “국민 모두에게 등급을 매기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서 등급에 따라 권리를 제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라며 “아마 소시민과 약자들이 누릴 권리가 없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장애등급제 폐지에 힘을 보탰다.

이어 “등급에 따라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중대한 인권침해로 인간답게 살다가 인간답게 죽고 싶다는 건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권리.”라며 “정부는 예산 문제로 계속 ‘기다리라’고 하는데, 이는 결국 세월호 사건으로 이어졌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는 장애인으로서 특권을 누리려고 하는게 아닌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은 “우리가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싸우는 시간은 고통이 따른다.”며 “어려운 조건에도 이제까지 오랜시간 싸워온 동지들에게 동지애를 느낀다. 앞으로도 지치지 말고 계속 싸워 나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광화문 농성 2주년 영상을 만든 장호경 감독은 “처음 광화문 농성을 시작했을 때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광화문 광장이 그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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