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은 텅텅 비어있는데… 조직위 “대회운영 위해 일반차량 출입 통제”

▲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인천 문학 박태환경기장의 장애인 주차장이 VIP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연이 담긴 글과 사진.
▲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인천 문학 박태환경기장의 장애인 주차장이 VIP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연이 담긴 글과 사진.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주요 경기장의 장애인주차 구역을 VIP용으로 지정, 장애인들의 접근권을 무시했다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우모 씨는 누리소통망을 통해 “장애인 친구 A 씨로부터 ‘나 아시안게임 보러왔는데 장애인 주차장은 VIP용이라 안 된단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글과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장애인 주차장이 없다 해서 먼 곳에 주차하고 한참 걸어왔더니 텅 빈 장애인주차장이 경기장 입구에 떡하니 있었다. (이곳은 장애인 주차장이 아니냐고) 물어보니 관계자가 장애인 주차장은 VIP용이란 안 된다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이 담겨 있다.

이어 “VIP용이란 배너 옆으로 봉을 설치해서 진입을 막는 장애인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다. 주차된 차량 역시 장애인차량이 아니었다.”고 말해, A 씨의 억울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우 씨는 “가족끼리 아시안게임 보러 갔던 A 씨는 심지어 남편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1급 장애인.”이라며 “이런 상황에 대해 항의를 해도 꿈쩍도 않는다는 게 더 화가 난다.”며 주최 측을 비난했다.

해당 주차구역은 ‘박태환경기장’ 근처 장애인 주차구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 씨는 공개한 사진에는 주차장 입구에 있는 ‘귀빈 VIP’라고 적힌 간판과, 주차 차량 2대를 제외하고 텅 비어 있는 장애인 주차장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21일 조직위 측은 A 씨에게 전화를 통해 ‘자신들은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 시행착오다.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조치 내리겠다’라고 해명했지만, 공식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대회 운영을 위해 통제된 구역’이라고 주장했다. 경기장 관계자는 “박태환경기장을 찾는 일반 차량에게는 인근 문학경기장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별도로 장애인 주차구역을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학경기장 주차장의 경우, 비장애인 걸음으로도 박태환경기장과 5분 이상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로써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마련돼 있는 주차구역을 통제하는 것자체가, 장애인의 접근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웰페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직위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문제가 된 주차구역은 대회 운영을 위해 사전에 일반 차량의 출입이 통제된 주차구역.”이라며 “박태환경기장의 경우, 주차구역 일부를 VIP차량 및 대회 운영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구간을 A 씨가 진입하려고 해 절차대로 통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통해 조직위 간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앞으로 해당 주차구역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운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게시글에 대해 누리꾼들은 ‘일정규모 이상의 공공시설에는 장애인 주차장이 의무일겁니다. 행사가 있다고 없애버린다면 그 시설은 사실상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므로 문제가 되는게 맞겠죠’, ‘국가행사를 빌미로 국가가 정한 법을 어기다니요. 진짜 동네 반상회도 아니고. 국제행사에서 부끄러운줄도 모르다니’, ‘누구를위한 vip석인건지, 개념 좀 가지고 삽시다 !!!’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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