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양유진 활동가 구속영장실질심사, 16일 박승하 활동가 선고 공판 예정

장애인권운동 활동가들의 잇따른 구속소식이 장애계 및 시민단체의 분노를 사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지난해 12월 2일 장애해방열사단 박승하 활동가를 구속하고, 지난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양유진 활동가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활동가는 지난해 4월 14일, 중증장애인 故 송국현 씨 죽음에 대한 항의집회와 故 오지석 씨 장례식,  세월호 집회,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 등에서 경찰의 불법 채증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당시 집회에서 장애계는 장애등급 3급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했지만 받지 못해 화재로 사망한 故 송 씨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건물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경찰이 이를 막아섰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박 활동가가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으면서 일부 위법한 행동을 취하며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일반교통방해 등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양유진 활동가도 故 송 씨 죽음에 대한 항의집회와 故 오 씨 장례식 등에서 일어난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하지만 두 활동가 모두 주거지가 명확하고 경찰의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는 등 신체를 구속할 만한 이렇다 할 사유가 없음에도 검찰과 법원은 두 활동가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해 장애계 및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와 전장연은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양유진 활동가 구속수사 반대, 박승하 활동가 석방 촉구 장애인권운동에 대한 공안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승하 활동가 아버지 박경양 씨가 발언하는 모습.
▲ 박승하 활동가 아버지 박경양 씨가 발언하는 모습.

박승하 활동가의 아버지 박경양 씨는 “정부는 차별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침묵하라고 강요한다.”며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받고 차별없는 세상이 올 때 까지 모든 차별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검찰이 구속된 내 아들 박승하를 석방하지 않고 양유진의 구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약자에 대한 차별을 인정하는 것이며 장애인권운동에 대한 정부의 탄압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 공약을 지키지 않는 정부 때문에 중증장애인이 죽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진행된 장애인권 보장을 위한 집회에 참석한 두 활동가를 구속수사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정부는 왜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을 보장하겠다던 공약을 안지키는지 모르겠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고 싶어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해 기본적인 삶을 누리지 못한다.”며 “결국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해 故 송국현 동지와 故 오지석 동지가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에 두 활동가가 인간의 권리로서 장애인권을 주장했는데 왜 이들을 잡아가는지 납득이 안된다.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이 정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두 활동가의 구속수사로 우리 장애인을 묶을 수 없다. 오히려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더 정당하게 하고 확산시킬 것.”이라며 “반드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와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쟁취 그리고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나와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현실법에서 도주할 위험이 있는 경우 구속수사를 하는데, 두 활동가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도주할 위험이 전혀 없는 두 활동가를 구속수사하는 정부는 우리 장애계를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분리하려는 속셈.”이라며 “현실법을 봤을 때도 불구속 수사로 이뤄지는게 맞다. 하루빨리 박승하 활동가가 석방되고 양유진 활동가의 구속영장이 취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권센터와 전장연 관계자는 박 활동가의 석방과 양 활동가의 구속수사 반대를 촉구하는 탄원서와 성명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원실에 접수했다.

인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양 활동가는 오는 8일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 활동가는 첫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돼 오는 16일 선고 공판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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