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해바라기 사건 조사위원회 구성할 것”
장애계 세부 요구사항에는 ‘묵묵부답’

▲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17일 보건복지부 장관의 집 앞에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사망사건과 관련된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17일 보건복지부 장관의 집 앞에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사망사건과 관련된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25일, 인천에 한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생활하던 A씨가 의식을 잃고 경기도 시흥시의 S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A씨는 오른쪽 눈과 몸, 옆구리, 허벅지 안쪽, 정강이, 발등 등 전신에 피멍이 들어 있었으며, 머리에 출혈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과수에서 뇌 안 출혈로 인한 경막하출혈을 사망 원인이라고만 밝혀졌을 뿐, 사망의 진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진상규명을 할 것을 약속했으나,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측이 제시한 세부적인 요구안에 대해서는 답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책위는 17일 보건복지부 장관의 집 앞에서 이와 관련된 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0일 오후 6시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을 만나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일어난 사망사건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했다.

대책위는 면담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는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일 뿐이며, 대책위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시설의 방임·방치, 안전관리 및 치료조치 미흡, 추가 피해자 확인 등, 이번 사건에서 발생한 의혹을 총체적으로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정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의혹에 까지 수사범위를 넓히는 데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과 그에 따른 추가적인 고소·고발조치를 취할 수 있는 복지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복지부는 지난 16일 최종입장을 대책위 측에 “시설의 관리·감독 권한이 시·군·구로 위임돼 있어 복지부가 모든 사안에 직접 조사하기는 어려우나, 복지부가 문제를 계속 방관할 수 없기에 복지부 위탁기관인 인권침해 예방센터와 옹진군청, 대책위가 함께 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가 진행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복지부가 진상조사단 구성에 대해 직접 나섰고, 진상조사의 성격상 무한정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에 복지부의 제안을 조건부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는 복지부가 제안한 조사단 구성에 동의하되, 조사단의 구성과 활동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공문으로 약속해 줄 것을 복지부에 요구했다.

요구내용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복지부가 위탁하는 인권침해예방센터, 웅진구청, 대책위로 구성하며, 각 주체별 2인의 민간조사위원을 추천할 것 ▲옹진군청 공무원은 조사위원회에 참여하되 조사와 관련한 의결권 박탈 ▲조사 대상은 해바라기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 및 종사자 전원으로 할 것 ▲조사는 면담과 전수조사 방식으로 실시할 것 등이다.

▲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장종인 집행위원장.
▲ 인천 해바라기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인 의문사 진상규명 대책위원회 장종인 집행위원장.
하지만 복지부는 웅진군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대책위의 요구에 답변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책위 장종인 집행위원장은 “복지부의 제안이 만족스러운 답변은 아니었지만, 사고가 발생한 뒤 60여 일이 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은 은폐되기 때문에 하루빨리 진상을 밝히기 위해 복지부의 제안을 수락했다.”며 “다만 우리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사안을 공문화해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복지부가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마음이 있었다면 몇 시간 안에 답변을 줬을 상황이다. 심지어 복지부는 우리의 전화조차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공문 하나 때문에 설날 연휴 전인 오늘까지 복지부장관 집 앞에 온 것에 대해 복지부는 반성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한편, 장애계는 복지부장관에게 이번 사건에 관련된 요구서를 제출하려고 했지만, 복지부장관은 기자회견을 끝나는 순간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장애계는 복지부장관에게 이번 사건에 관련된 요구서를 제출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다.
▲ 장애계는 복지부장관에게 이번 사건에 관련된 요구서를 제출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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