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통해 선발된 우수 신인 선수팀, 올 하반기부터 국제대회 도전

장애인 스노보드가 제1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첫 선을 보였다.

18일 알펜시아리조트 에코 슬로프에서 진행된 알파인스키 대회전 경기에 앞서, 장애인 스노보드 우수 신인선수 4인이 공식적인 대회 첫 활강을 시작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공식 경기에 앞선 전주자로 먼저 설원 위를 내려왔다. 전주자는 공식 경기 선수들보다 앞서 출발해 코스와 경기장 상태 등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스노보드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특히 2018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부터 스노보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장애인체육계는 선수발굴과 육성에 어느 때보다 바빠졌다.

▲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스노보드 우수 신인선수팀. 노성균 감독(왼쪽 첫번째)과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스노보드 우수 신인선수팀. 노성균 감독(왼쪽 첫번째)과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0월 초 신인선수 발굴을 위한 시험이 진행됐고, 곧이어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우수 신인선수 팀이 구성돼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선수 4인이 선발됐으며 감독과 코치 지도자가 배치돼 6인의 팀이 꾸려졌다.

그리고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선수들의 활강이 공개됐다.

노성균 감독 “목표의식이 뚜렷한 선수들,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

18일 스노보드 선수들이 전주자로 2차에 걸친 경기를 마치고 난 뒤 노성균 감독은 선수들을 격려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노 감독은 “지난해 10월 선수들이 소집된 이후 실내 스키장에서 훈련을 시작했고, 본격적인 설상 훈련은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다.”며 “목표의식이 뚜렷한 선수들이었기에 마음가짐이 남달랐고,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며 따라와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지 않은 자원에서 선수를 발굴해야 했고 장애 상태에 따라 전략도 달리해야 해 선수와 지도자 모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스노보드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을 함께하며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로도 활약했던 노 감독은 우수 신인선수팀을 이끌게 되면서 전략화된 훈련체계를 잡는 데 공을 들였다.

팀에 소속된 4인의 선수 중에는 팔을 잃었거나 다리를 잃은 장애가 있다. 상지 절단의 경우는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고, 하지 절단은 의족을 끼고 보드를 타기 때문에 하체의 탄탄한 근력이 필요했다.

이에 노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가져왔던 생활습관으로 틀어진 근육과 균형 감각을 교정하는 데서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눈 위에서 스노보드를 얼마나 잘 타느냐는 균형이 중요한 이유다.

또한 의족을 이용해 스노보드를 타는 경우, 의족이 단순히 보행을 돕는 보조기기가 아닌 과학적인 장비여야 한다는 데서 이 부분 역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노 감독은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들은 의족 등이 신체 일부가 되기 때문에 기량만큼 경기용구도 중요하다.”며 “먼저 스노보드를 시작한 미국 등 나라를 보면 경기용 의족이 많이 발달돼 있다. 외국 선수들의 경기와 정보들을 찾아보고 교류하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력에 대해서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장애인 스노보드 신인선수 팀은 올해 말을 국제무대 데뷔의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 11월 경부터 시작되는 대륙간컵과 월드컵 등 출전이 논의되고 있다. 당장 2018 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이라는 안방축제를 앞두고 출전권 확보를 위해서는 더 많은 대회 경험을 쌓으며 점수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

노 감독은 “장애인 체육에서 스노보드는 먼저 준비한 나라들이 있기는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가깝게는 평창대회에 4인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것이 목표고, 메달까지 바라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불어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장애인 스노보드에 일찍 발을 내딛은 만큼 초반에 강국의 자리를 선점하고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기대했다.

장애인 스노보드 신인선수 팀 막내 ‘박수혁’… “포기하지 않는 선수 되고 싶다”

신인선수 팀에는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열일곱 살 어린 막내가 함께하고 있다.

이름은 ‘박수혁’, 그 역시 지난해 테스트를 통해 스노보드를 접하고 1년이 채 되지 않은 스노보더다.

▲ 스노보드 신인선수팀의 막내 박수혁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 스노보드 신인선수팀의 막내 박수혁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재활원 교사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처음 신었던 박 선수는 이 전에도 체육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고 육상에 대해 고민하던 중 스노보드를 타보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그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박 선수는 “시범경기지만 짧지만 그동안 훈련의 결과를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하는 것이어서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끝나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중 제안 받았던 스노보드를 알아보기 위해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궁금증이 더 해졌고 매력적인 종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좋아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하는 종목이라는 부담에 처음 해보는 합숙훈련이 어색하기만 했던 박 선수. 20대와 30대 선수들 사이에서 적응이 쉽지는 않았지만 따뜻하게 다가와준 선수들 덕분에 다행히 순조롭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박 선수는 “감독님이 항상 ‘포기하지 말자, 끝까지 하면 된다’고 힘을 준다.”며 “대회가 다가오고 목표를 잡으면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