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대표단, 당사국 회의 경과 보고대회 열어
한국장애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낮은 여성 비율 비판

▲ 한국여성장애인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등이 속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포럼(이하 UCNF) 대표단이 지난 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9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참가 보고대회’를 가졌다.
▲ 한국여성장애인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등이 속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포럼(이하 UCNF) 대표단이 지난 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9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참가 보고대회’를 가졌다.

지난 6월13일~17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비준국들이 협약에 따른 국내 이행을 검토하고 장애인시민단체들이 각각의 주요 주제를 선정해 발표와 토론을 하는 제9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올해 당사국회의는 ‘모든 장애인을 위한 2030 개발의제 이행’이라는 큰 주제 아래 장애인을 위한 빈곤과 불평등철폐, 정신·지적 장애인의 권리증진, 정보와 기술에 대한 접근성과 포용개발에 관한 각각의 주제를 다루면서 장애인권리협약 채택 10주년을 기념했다.

한국여성장애인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등이 속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포럼(이하 UCNF) 대표단도 지난 6월 당사국 회의를 다녀왔다.

이에 UCNF대표단은 지난 5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9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참가 보고대회’를 가졌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는 낮은 취업률로 빈곤계층에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
▲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

유 대표에 의하면 여성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2013년에비해 0.2%떨어진 반면, 실업률은 3.7%증가했다. 여성장애인의 고용률은 2013년도 20.9%에서 2014년도 19.8%로 1.1% 떨어졌다.

반면 남성장애인은 2013년에 비해 경제활동 참가율은 올라가고 실업률은 낮아졌다. 고용률은 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여성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임금에 있어서도 남·녀가 차이를 보인다. 근로 장애인 중 남성의 월평균 임금은 180만2,000원인데, 여성은 월평균 74만3,000원에 불과하다.

급여 수준도 여성은 50만 원 미만이 47.3%로 취업 여성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 미만의 급여를 받고 있다.

또한 남성장애인 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51.4%인데 반해 여성은 77.7%로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있어 남·녀의 차이는 곧바로 건강 분야의 차이와 연결된다.

건강상태에 대한 만족도에서 전체 여성의 76%가 자신의 건강상태에 불만족을 표한 반면 남성은 57.9%가 건상상태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또한 유 대표에 의하면 여성 9.2%가 진료를 꾸준히 받지 않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돈이 없어서’를 꼽았다. 아울러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이유로 11.7%의 여성이 ‘경제 이유’를 꼽았다. 경제 문제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강권까지 침해받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열악한 현실이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양지원 간사는 당사국회의에 참석한 아랍권 국가의 여성인권실태를 전했다.

양 간사에 의하면 아랍권 국가들은 권리협약 비준국으로 관련 법개정이 일어나고 있지만, 장애여성과 소녀는 법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는 여성장애인의 문맹률이 높아 여성 취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현재 아랍권 국가는 지난 2005년 아랍 장애인여성포럼을 시작으로 여성장애인과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각국에서 여전히 여성의 권리는 향상되지 않고 있다.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현재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18인 중 여성위원은 1인에 불과하다.

유영희 상임대표는 세계가 여성장애인의 주류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엔에서마저 여성은 소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 성별을 살펴보면 ▲1기 위원 12인 중 여성 5인 ▲2기 18인 중 8인 ▲3기 18인 중 7인 ▲4기 18인 중 6인 ▲5기 18인 중 1인으로 여성 비율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유 대표는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여성의 존재 의미도 흐릿해 지고 있다.”며 “유엔마저 여성문제를 해결 할 때 남성의 결정에 의존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여성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일해야 할 위원회에서 여성을을 시혜 대상자로 전락시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 10주년을 맞았는데, 해가 갈수록 퇴보하는 ‘성별’관점에 한숨만 나온다.”며 “다음 위원선출시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다양한 후보들이 나올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이찬우 사무총장은 보고대회를 통해 한국의 장애계 단체가 국내 문제에만 치중하는 것이 세계 장애 경향에도 시선을 돌릴 것을 요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화제들이 국내 현황에 묻혀진 경우를 많이 본다.”며 “더이상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내 문제들만 논의하는 것보다 인천전략,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는 장애계 화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1년에 한번 있는 당사국회의가 단순히 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효성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탈바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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