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퍼스트 뉴질랜드 활동가 초청 강연 “함께 말할 때 우리 목소리에 힘이 생깁니다”

▲ 지난 18일 피플퍼스트 서울센터는 발달장애인자기권리옹호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UN최초 발달장애인 위원 로버트 마틴과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활동가들의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 지난 18일 피플퍼스트 서울센터는 발달장애인자기권리옹호운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란 주제로 UN최초 발달장애인 위원 로버트 마틴과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활동가들의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지난해 출범한 발달장애인 권리 옹호 단체인 한국 피플퍼스트의 활동을 지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앞서 피플퍼스트를 조직하고 활동해온 뉴질랜드 피플퍼스트 활동가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피플퍼스트는 지난 1974년 미국에서 시작됐고, 현재 영국, 스코틀랜드, 호주, 미국 등 많은 나라들이 단체를 중심으로 권리 옹호운동을 하고 있다.

피플퍼스트 뉴질랜드는 지난 1984년 설립 이후 초기에는 뉴질랜드 장애 서비스 제공기관인 IHC로부터 20년 동안 지원을 받았다. 이후 지난 2003년 IHC부터 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단체로 재탄생해, 본격적으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권리 옹호운동을 시작했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를 빼고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마세요)

▲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조디 터너 자문위원.
▲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조디 터너 자문위원.

한국을 방문한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조디 터너(Jodie Turner) 자문위원은 강연을 통해 피플퍼스트 활동은 ▲정부와의 대화 ▲다른 장애인 단체와의 연대 ▲당사자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 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13년 동안 정부와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했다.”며 “처음 독립 단체가 됐을 때, 장애문제를 위해 매년 3~4 차례 장관과 단독 면담을 갖는 등 정부와 이야기한다.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2명의 회원은 건강 소비자 협력단 부처에 있다. 이 모임은 한국의 보건복지부와 비슷한 뉴질랜드의 보건부에서 유급으로 제공되는 장애 지원에 대해 장애인들이 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특히 조디 터너 자문위원에 따르면 피플퍼스트는 뉴질랜드는 보건부에서 용역을 받아, 발달장애인이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바꾸는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장애정보와 발달장애 정보에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Make it Easy(쉽게 만들자)라고 부르는 쉽게 읽을 수 있는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 Learn with us(우리와 함께 배워요), money smarts made easy(돈을 지혜롭기 쓰기) 강좌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경제 분야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모든 강좌는 피플퍼스트 회원과 조력자에 의해 개발됐다.

조디 터너 자문위원은 “쉽게 만들자 프로그램은 아주 복잡한 정부의 공식적인 정보를 쉽게 읽을 수 있는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것이고 Easy Read(읽기 쉬운)는모든 언어와 그림을 사용해 쓰는 방법.”이라고 당사자들이 직접 발달장애인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마틴 위원, “모든 시설은 폐쇄돼야 한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로버트 마틴 위원은 특히 수용시설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로버트 마틴 위원.
▲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로버트 마틴 위원.

마틴 위원은 어린시절 대부분을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보내면서 그곳의 문제점을 낱낱이 알고 있었다.

그는 “태어난지 18개월 되던 해에 시설로 보내졌다. 당시 의사는 아이가 장애가 있으니 시설에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내 부모에게 말했고, 나는 부모님의 판단에 의해 시설에서 살았다. 내가 살았던 시설에서 나는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음식 등 굉장히 소수의 선택권만 있었을 뿐 주거환경에 대한 선택권은 없었다.”고 말했다.

마틴 위원이 지냈던 시설은 1,500명의 장애인을 수용하는 규모가 큰 곳이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모든 연령층의 장애인이 이곳에서 함께 지냈다. 그곳에서 그는 시설의 부조리함을 몸소 느끼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계기를 회상했다.

그는 “시설에 살았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도 못했다. 12살 때, 어떤 작업장을 갔는데, 아침 5시에 일을 시작했다. 그때 문득 ‘왜 우리는 5시에 일어나서 일해야 하는거지?’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시설의 부당함을 느꼈을 때다. 또한 우리가 농장에서 일을 할 때 어떤 스탭은 우리한테 일을 강요했다. 나는 부당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파업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들과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관리자는 우리에게 ‘너희는 그럴자격이 없다. 그저 규칙만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파업을 통해 당당히 우리 목소리를 냈고, 이런 것들이 자기권리 옹호 운동의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마틴 위원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설의 문제점을 알리며, 탈시설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시설은 없어져야 한다. 많은 시설에서 발달장애인이 죽어가고 있다. 이들에게 자유를 줘야 하고, 지역사회 나와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한다. 17~18세기 만들어진 시설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되고 있고. 21세기에도 비슷한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다. 발달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소속돼 살수있어야 하고, 하고 환영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마틴 위원이 활동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지난해 모든 시설이 폐쇄됐다. 그는 시설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하며 시설폐쇄에 앞장섰다.

그는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수년동안 시설철폐를 이야기했다. 철폐를 위해 대규모 행진도했고, 청원, 호소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설 폐쇄를 위해서는 많은 조직이 필요했다. 탈시설 선전전을 위해 뉴질랜드 전역의 사람이 모였다. 이를 위해서는 뒷받침 조직이 필요하다. 장애인 단체와 부모 단체 등과 연대해 정부와 탈시설에 대해 논의했고 공감대가 모아져 시설을 폐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마틴 위원은 탈시설을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보 접근성 확보와 당사자들의 의사표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정보를 얻는 것. 정보를 지원 받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발달장애인이 더 많은 참여를 하고 목소리를 내기 위한 기본 바탕.”이라며 “이를 위해 15년 동안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 뉴질랜드 정부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일들이 남아 있다. 이런 부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 당사자의 권리 옹호 운동, 조력자의 역할은?

▲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자넷 도티 기금조성매니저.
▲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자넷 도티 기금조성매니저.

피플퍼스트 뉴질랜드 기금조성매니저 자넷 도티는 발달장애 당사자의 권리 옹호 운동을 함께하는 조력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조력자를 “실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면서 외부 업무에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조력자 스스로 자신 역할의 경계를 알고 그 경계 안에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피플퍼스트 회원들을 대변하거나 대표해서 말하는 것은 조력자의 역할이 아니다. 우리는 절대 누군가를 대신해 말하지 않는다.”고 명확한 역할을 설명했다.

이에 자넷 도티 매니저가 조력자에게 전하는 조언은 다음과 같다.

조력자는 △접근이 쉬운 환경 만들기 △모두가 참여하도록 만들기 △질문하는 데 전문가 되기 △사람들이 실수하게 만들기 △전문가 되기 등이 필요하다.

먼저 조력자는 발달장애 당사자가 회의를 할 경우, 사전에 모든 자료가 접근가능한지 확인해야 하고, 온라인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 접속 가능 여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아울러 재정 정보를 포함한 모든 문서는 읽기 쉬운 형태로 제공돼야 하고, 초청 연사는 회의 구성원이 요구하는 접근성을 갖춰야 한다. 회의 속도도 회원들에게 맞추고, 너무 많은 안건을 이야기해서도 안된다. 가령,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안건의 순서가 뒤죽박죽 돼도 상관 없다. 흐름에 따라 흘러가게 두는 것이 낫다.

또한 임원으로 하여금 그들의 리더십 역할에 주도권을 갖게 하는 것과 실수를 할 수 잇는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은 배워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한국의 조력자에게 “한걸음 물러나서 듣고 당사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며 실수를 하고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당사자들을 빛나게 하고 그들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당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조력자로서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이 필요 없게 되는 것을 목표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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