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등과 면담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이 19일 ‘발달장애인 자녀’에 대한 긴급 지원을 호소하는 경기도민을 직접 만나 실질적 대책을 논의했다.

염 의장은 이번 면담을 계기로 도내 발달장애인에 대한 주거·교육·자립 지원 체계가 공고히 확립될 수 있도록 단기 및 중·장기 측면에서 ‘투 트랙 전략’을 수립할 것을 경기도에 제안했다.

이날 오후 염 의장은 접견실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김미하 씨를 비롯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김미범 지부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최용걸 정책국장, 인권과발바닥행동활동가 조아라 활동가 등과 1시간 여 동안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번 접견을 추진한 경기도의회 김옥순 의원과 경기도 장애인자립지원과, 장애인복지과 등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등 활동가들과 만나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등 활동가들과 만나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경기도의회

먼저, 김미하 씨는 자신의 사례를 상세히 설명하며 위급 상황에 놓인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위기지원 전담체계’ 구성을 요청했다.

김 씨는 “2021년 남편과 사별한 뒤 의왕 국민임대주택에서 발달장애인 딸(94년생, 지적장애)·아들(98년생, 자폐성장애)과 살고 있다.”며 “지난해 8월 유방암 4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제가 사망한 이후에도 아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지낼 수 있도록 경기도와 의왕시에 주거유지 지원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도 교육과 지원만 있으면 시설에 가지 않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훌륭히 살 수 있다.”며 “아이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덧붙였다.

최용걸 정책국장은 “한국 사회에 발달장애 서비스가 촘촘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뿐 어려운 서비스를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집단거주, 집단지원에서 벗어나 자립해 살 수 있도록 주거지원을 해 달라는 것이다. 이미 서울시에서 실시 중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의 요구사항은 김 씨 자녀의 위기지원 전담체계 수립을 비롯해 ▲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급형)장애인지원주택 시범운영 ▲재가 돌봄주거서비스 시범운영 ▲자립지원을 위한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구축 ▲긴급서비스 필요시 즉각적 지원체계 가동 등이다.

이들은 경기도에서 김 씨 자녀를 비롯한 8명의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할 시 올해 약 4억8,00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라 활동가는 “핵심은 ‘경기도지원주택’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발달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경기도에 발달장애인 지원 조례 등의 지원 근거가 마련돼 있는 만큼, 의회에서 관심을 갖고 도입을 적극 검토해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염 의장은 현 장애인 돌봄서비스의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답했다.

염 의장은 “단일 사례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문제의식을 갖고, 법의 테두리를 넘나들며 변화를 일으킬 ‘계기’를 만들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며 “면담이 하나의 계기가 돼 당장 시급한 지원책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중장기적 주거 대책을 ‘투 트랙’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해당 상임위원회는 물론 김동연 지사와 소통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만8,732명(지적장애 4만8,448명, 자폐성장애 1만284명)의 발달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