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탑승객의 개인정보 안전하게 다뤄야 할 필요성 충분해”
국토부장관에게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영상기록장치 지침 마련 권고

장애인콜택시 이용객의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도록 영상기록장치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지난 21일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에 의한 특별교통수단(이하 장애인콜택시)을 이용하는 장애인 등의 개인정보·사생활 보호를 위해, 장애인콜택시 영상기록장치의 설치·운영에 관한 지침 등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진정인은 ‘OOOO공단(이하 피진정공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장애인콜택시에 녹음기기를 설치·운영해 장애인 탑승객의 사생활 등을 침해하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공단 이사장은 “운전원에 대한 성희롱, 폭언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만 녹음 관련 사항을 탑승객에게 알린 후 스위치를 작동하여 녹음하도록 하였으며, 실제 녹음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정인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이후, 장애인 탑승객의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는 오해를 불식하고 관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녹음기기를 모두 철거했다.”고 답변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피진정공단이 장애인콜택시 영상기록 장치에 녹음기기를 설치해 운행한 행위는 탑승객의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나 ▲운전원에 대한 성희롱, 폭언 등으로부터 운전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녹음으로 인한 탑승객의 구체적 피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 ▲피진정공단이 이 사건 진정 제기 이후 해당 녹음기기를 모두 철거한 점 등을 종합할 때, 별도의 구제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보고 해당 진정은 기각했다. 

하지만 교통약자법상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영상기록장치 설치·운영에 관한 별도의 근거 지침이 없어서 향후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아,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제25조 제1항에 따라 정책권고를 검토했다.

현재 특별교통수단의 관리·운영자가 장애인콜택시의 영상기록장치 등을 통해 탑승객의 음성정보를 저장·보관하는 것은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에도, 교통약자법에는 특별교통수단의 영상 기록장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진정과 같이 특별교통수단의 관리·운영자가 영상기록장치 등을 이용해 탑승객의 음성정보를 저장하는 경우, 탑승객의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장애인콜택시의 경우 여객자동차 운수 사업법상 여객자동차는 아니나, 교통약자법상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특별교통수단임에 따라 탑승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다뤄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따라서 특별교통수단의 관리·운영자는 탑승객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영상기록장치를 최소한으로 설치·운영하고, 영상기록장치의 정보가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관리·운영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는 장애인 등의 개인정보·사생활 보호를 위해, 교통약자법상 특별교통수단 영상기록장치의 설치·운영에 관한 지침 등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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