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도 성폭행 사건 벌어졌으나 '유야무야'...해당 학교 폐지· 가해자 처벌 촉구하는 서명운동 전개

광주인화학교 장애인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개봉 첫 주부터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영화 속 실제 사건의 가해자 측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에서 우석법인과 감독기관에게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도가니’의 실화 배경인 광주인화학교 성폭력사건에 대한 재조사 및 인화학교의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으로 당초 5만 명의 서명을 목표로 시작됐으나, 게시 하루 만인 26일 낮 12시 서명인원이 1,600명을 기록해 5시 현재 14,600명을 육박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책위 측은 청원에서 “2005년 오랫동안 묻혀있던 인화학교의 실상이 최초로 알려진 후, ‘불편한 진실’이었던 성폭력사건은 방송으로, 소설로, 이제는 영화로까지 제작됐다.”며 “이에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사건발생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우석’법인의 파렴치함과, 1년 전 인화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조사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관리감독기관의 무책임함을 꾸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는 “새롭게 진실을 보게 된 그들과, 진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우리들이 가짜 희망이 아닌, 진짜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상식과 양심과 인권의 잣대와 법률로 우석법인을 심판하고 죗값을 물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사회복지법인 우석학교에는 시설명칭 변경과 함께 성폭력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광주광역시와 광산구청에는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광주시 장애인들의 인권 향상 요구했다. 또 ▲광주광역시 교육청에는 2010년에 재발한 성폭력 사건 및 인화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 감사 등을 요구했다.

한편 지난 19일 대책위 김용목 대표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인화학교의 현 상황을 전했다. 김용목 대표는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형사고발한 성폭력 관련자 6명 가운데 4명은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2명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각이 됐고 성범죄 은폐 교사 2명도 처벌에서 제외가 돼 결국 복직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실형 선고 받았던 4명 중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교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았으나 이후 집행유예 3년으로 풀려났으며, 보육사 역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고.

이어 김 대표는 “대책위에서 파악한 바로는 가해자 10명, 피해자 12명 정도였으나 인권위에서는 가해자 6명, 피해자 9명만을 인정했고, 부모가 공개하길 반대한 경우도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며 “2006년 성폭행사건이 알려진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타 학교나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으로 전학 갔지만 연고자가 없는 일부 학생(총 재학생 22명)들은 아직 재학 중.”이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인화학교 측은 현재 청각 언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복지사업을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정관변경을 신청하고 ‘서영학교’로 명칭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대부분은 지적장애인이다. 우리가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미리 지역에서 막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이 재단이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인화학교와 인화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과 원생들 사이에 성폭력 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는 다른 의혹들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해당 구청에 민관합동조사를 요구했지만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사건 당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빚었던 판사의 근황도 전해졌다. 지난 2006년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구형한 검찰과 달리 사건을 맡은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징역 1년을 선고해 처벌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사건을 맡은 판사는 그 뒤 수원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국내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크게 공감하며 분노했다. 누리꾼들은 “책도 보고 영화도 봤는데 분통이 터졌다. 당사자나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나브로 잊혀져가는 현실에 또한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꼭 재조사 들어가서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죗값을 차루게 했으면 좋겠다!”,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 처벌이 너무 약하다. 이 기회에 처벌을 더욱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여기에 서명하고 다들 해당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글 남기자, 관할 구청에 글 계속 올리면 달리 생각할 것.”이라는 의견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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