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과 장례식 27일 예정… 1차 부검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져

▲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돼 있다.
▲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故 박홍구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홍구 부회장이 원인 모를 화재 사고로 숨져 장애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맥주가게에서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평소 故 박 부회장은 장남으로서 가족의 부양을 책임져야한다는 부담과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한다.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는 가족과 지인들과 연락을 끊은 채 맥주가게에서 홀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는 소방당국의 출동으로 10여 분 만에 진압됐지만, 가게 입구 안쪽에 있던 박 부회장은 불을 피하지 못한 채 화마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관할인 광진경찰서는 故 박 부회장이 영업 전인 맥주가게 골방에 홀로 있다가 불이 나자 입구 쪽으로 대피하려 했고 입구 바로 앞에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전동휠체어 옆에 故 박 부회장이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사건의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라며, 현장감식 결과 방화나 자살의 흔적은 아직까지는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 지난 24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박홍구 부회장이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의 한 호프집에서 화재로 숨졌다. 사건 현장 모습.
▲ 지난 24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故 박홍구 부회장이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의 한 호프집에서 화재로 숨졌다. 사건 현장 모습.

또한 故 박 부회장의 시신을 1차 부검 결과,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맥주가게 사장과 故 박 부회장은 사장과 손님 사이로 친분이 있었고 사고 당시 사장이 출근하기 전이었다.

故 박 부회장은 사건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부터 가족과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해당 가게에서 혼자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활동지원서비스가 절실했지만, 뇌병변장애 3급 판정으로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故 박 부회장의 동생 박준구 씨는 “형은 평소 우리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모순들을 느끼며 일하던 우체국도 관두고 장애인권활동가의 일을 시작했다.”며 “경찰이 정확한 사인을 꼭 밝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형이랑 나 둘 다 장애인이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도 많지만 제대로 된 자식도리를 하지 못해 항상 죄송스런 마음을 형이나 내가 갖고 있었다.”며 “우리는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장애등급 3급이라서 이제까지 살면서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제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현재 故 박 부회장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으며, 26일 저녁 7시에 장례식장 입구에서 추모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발인과 장례식은 오는 27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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