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시. 라디오에서 나오는 경쾌한 음악소리와 함께 기쁜우리복지관(관장 윤상인) 2층 제빵작업장의 분주한 하루가 시작된다. 제과제빵 직업훈련교사인 양상열씨가 반죽을 만들어 제빵작업대에 내놓으면 작업장의 정신지체장애인 9명은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 제빵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덩치가 큰 남자훈련생들은 무거운 기계를 다루거나 밀가루를 운반하는 역할을, 세심한 손재주와 반죽에 모양을 내는 것은 여자 훈련생이 맡았다. 이밖에도 빵가게에 없어서는 안될 크림빵 팥빵 소보르빵 등을 구워내기 위해서는 반죽된 밀가루를 동그랗게 빚어야 한다. 간혹 밀가루를 동료 훈련생에게 뿌리는 등 짖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훈련생들이 빵을 만드는 과정은 자못 진지하다. 작업장이 문을 연지는 이제 한 달 남짓. 처음에는 30여종의 빵을 양 교사 혼자 만들어내야 했다. 얼마간의 교육과 훈련기관을 거친 현재 교사가 지시만 내리면 대부분의 일들을 훈련생들이 알아서 ‘척척’ 해낸다. 27일 자원봉사자로 빵공장을 찾은 훈련생 박재필(24·정신지 **
*▲ 기쁜우리복지관의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참가한 정신지체장애인이 제빵을 만드는 훈련을 하고 있다체1급)씨의 어머니 정은호(50)씨. 빵 만드는 일에 흥미를 갖고 열심히 일하는 아들의 모습이 흐뭇하다는 정씨는 간혹 일하기 싫다고 떼쓰는 아들에게 인내심을 키워주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달래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 숫자에 약한 재필씨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오븐에서 구워진 빵을 일정시간이 지나면 꺼내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다. 이런 재필씨의 어머니를 가장 속상하게 하는 것은 ‘장애인들이 손은 제대로 씻고 만드냐’는 편견어린 목소리다. 사실 9명 훈련생들이 빵을 만들기에 앞서 양 교사가 가장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도 바로 위생상태다. 머리에 위생모자를 쓰고 손을 깨끗이 씻어야만 빵 만들기에 들어갈 수 있다. 정해진 규칙에 충실하려고 애쓰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러한 우려는 기우임을 알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다소 기술이 필요하고 손이 많이 가는 케익 등은 양 교사가 혼자 만들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훈련생들의 기술이 향상되고 주문손길이 많아지면 언젠가는 지역사회 내에 자체 브랜드를 내건 빵 가게를 개점하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소원이다. 현재 빵 가게를 통해 얻는 수익금은 훈련생들이 나눠 갖게 되는데 최소한 1인당 10만원 이상 지급받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예수가 5개의 떡과 2개의 물고기로 5천명을 배부르게 먹였다는 성경구절에서 착안, 빵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빵들은 ‘5B2F’라는 브랜드를 달고 다시 태어난다. 현재 빵을 주문하는 곳은 대부분 복지관 이용자나 인근 교회 등으로 현재로서는 수익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정성껏 만들어내는 달콤한 빵 냄새가 곳곳에 전해져 많은 사람들의 성원 속에 ‘5B2F베이커리’가 오픈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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