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의 관심이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에 모아지고 있다. 장애인특위는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제안돼 지난 8월에 설치되었고 지난 14일 위원장 및 각 당 간사를 선임해 본격 활동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장애인 관련하여 총체적으로 담당하는 정부기구가 전무하기 때문에 이번 장애인특위의 신설은 장애계에 희소식이라 할 수 있으며 당사자들의 의견과 요구를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통로다. 장애인들이 안고 있는 문제 개선의 활로가 될 특위의 중책을 맡게 된 황우여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황우여 특위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활동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 대해 시급성을 인정하면서 우선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2시반, 황우여 위원장은 한 손에 ""제2차 장애인복지발전 5개년계획""집을 쥐고서 623호 의원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장애 해방구""라는 어구로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장애 해방구라 함은 황우여 위원장의 지구당인 인천 연수구에서 진행중인 장애인 관련 활동으로부터 비롯된 말이며 그가 장애인 문제에 이미 뛰어들었으며 지속적으로 해결하려는, 열정이 엿보이는 표현이다.
""저는 요란한 것보다 작은 데서부터 알차게 장애 해방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동네의 골목에서부터 장애인들을 가로막는 장애를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수구 내에서는 올 봄부터 정기적으로 장애인들과의 모임을 갖고 의견을 나누고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천시 내에 장애인 신문고 역할을 하게 될 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구에서는 이미 장애 해방구를 선포했습니다.""
이제는 전국을 대상으로 장애해방구를 선포할 때다. 황 위원장이 정부에 대해 거듭 주장하는 것은 장애인들을 위해 투자하는 돈을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투자는 비단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장애인을 포함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황 위원장은 지난해 한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의 장애아동들을 위해 500만원을 긴급 지원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단 한 명의 장애인을 위해서라도 지원을 해 불편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 신념 아래에는 바로 코앞의 이득에만 눈먼 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논리가 흐르고 있다.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현재의 장애인뿐 아니라 바로 잠재적 장애인인 비장애인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사회의 배려는 자라나는 세대인 어린이들이 보고 배워 미래의 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은 그다지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장애인을 위한 복지가 많이 뒤처져 있다고도 말했다. 그가 지난 70년대 후반 독일에서 생활할 때 이미 독일에서는 장애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정도였다고 했다. 그리고 유럽 가운데서도 선진국일수록 보도에 턱이 없고 저상버스와 버스 내 장애인 탑승시설이 돼 있는 등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있었다고 했다.
""그 때 느낀 것은 보도에 턱이 없다는 것이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에 편의를 줄 뿐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편하다는 겁니다. 어린이는 턱에 걸려 넘어져 다칠 수도 있고, 노인이나 허약한 사람, 임산부는 물론이거니와 누구나 유모차나 시장바구니 같은 손수레를 끌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바퀴가 거부당하는 곳이 많지요.""
황 위원장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장애인 복지를 위한 무관심이 장애인들을 소외지대로 내모는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와 사회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용만 해도 그렇다. 그는 장애인 관련 현안 가운데 고용 문제를 첫째로 꼽았는데 장애인들이 단순히 돈을 벌겠다고 일자리 마련을 촉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었다. 일을 하는 보람과 인간으로서 삶의 재미를 느끼고자 함에 있다.
""신체적 장애가 있어 생산성이 10 중 5라 할지라도 일한 부분에 있어 인정을 해 줘야 합니다. 사업주는 10을 바라서는 안 돼요. 장애인 고용이 안 되는 것은 장애인이 수행하지 못한 5를 국가가 제대로 보존해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장애인을 현장으로 이끌어내는 정책을 펴야 합니다.""
황 위원장은 장애인이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에 **
*▲정신적 위원장은 심재철 위원이라고 말하며 웃고 있는 황 위원장.대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눈높이 장애인정책이 이뤄지며 많은 장애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장은 솔직한 목소리로 ""사실 특위의 위원장은 심재철 위원입니다. 정신적 위원장 말이지요. 특위를 제안한 것도 그고 지금은 재활을 했지만 교통사고 이후 꽤 고생을 해서 장애인 입장을 알 테니까요.""황 위원장은 더 이상 장애인 문제가 ""핑퐁""식으로 처리되지 않아야 된다고 했다. 장애인 관련 통합기구가 없어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정부부처에 찾아가면 그 곳에서는 ""잘못 왔다, 다른 데로 가라""고 하기 일쑤여서 당사자들은 이리 저리로 퉁겨 다니기 때문이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생긴 것도 장애인특위라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현 특위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밖에 없어 시급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것에 욕심부리지 않고 중대 사안 순으로 타임 테이블을 짜고 중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고 마스터 플랜의 1순위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특위의 활동 기간이 내년 5월로 짧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고 일단 다음 회기를 위해 주춧돌을 마련해 제대로 인수인계하겠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특위 위원장이기 이전에 의원으로서 장애인 및 장애인 관련 단체에 송구스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함께 일한다는 생각으로 협의해 나갑시다. 그리고 단숨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생각은 마시고 작은 하나라도 제대로 풀어나갑시다. 소리를 듣겠습니다.""
장애인특위는 이제 첫걸음을 뗐다. 지금은 황량한 벌판이지만 황우여 위원장 그의 말대로 미래 세대에는 장애 해방구의 깃발이 이땅 곳곳에 꽂히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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