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기본법 시행과 남은 과제
건강가정기본법 시행과 남은 과제
  • 이은숙
  • 승인 2004.02.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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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강가정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건강가정기본법에 대한 각계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건강가정기본법 내용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정책 실현에 남은 과제 해결방안에 많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대한가정학회가 지난 17일 ‘건강가정기본법제정과 향후과제’ 세미나를 갖고 건강가정기본법 제정의 의미 및 법제정에 따른 향후 과제를 살핀데 이어 지난 19일 사회복지공동대책위원회도 ‘건강가정기본법 제정 및 보육업무 이관에 따른 보고‧결의대회’를 마련해 건강가정기본법의 주요 쟁점 및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하는 등 각계에서 법 실현을 위한 실천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앞으로 건강가정기본법에 대한 각계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으로 정부가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 단계에서 많은 논란도 예상된다.
 

 ◇ 건강가정의 개념
건강가정기본법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무엇보다 ‘건강가정’에 대한 개념이다.
사회복지학계와 여성계는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는 건강하지 못한 가정이 있음을 내포하고 있으며 오히려 심리적인 위기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는 이혼가정, 한 부모 가정, 아동이 없는 가정은 즉 ‘건강하지 않은 가정’의 형태가 된다는 전제로 ‘건강가정’은 전형적인 가족형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사회의 특성으로 인해 다양해진 가족의 형태를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남대 사회복지학과 윤홍식 교수는 “건강가정기본법의 근본에는 개별가족이 가지는 다양성과 자율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시행령을 통해 구체화해야 하며 건강가정이 중립적인 개념이라면 시행령에 가족과 가정 간 독립적인 관계, 그리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복지학계는 최종 법명의 최선안으로 ‘가족지원기본법’ 차선으로 ‘가정지원기본법’으로 주장하고 있다. * ◇ 국가 지원책 추상적, 소극적
건강가정기본법은 가정 위기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국가의 구체적 지원책이 현행 관계 법률에 위임하거나 ‘노력해야 한다’라는 구속력 없는 추상적 문구로 대처돼 있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의 변화 또는 위기에 국가의 실질적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국가는 건강가정기본법이 실제적으로 가족의 소득보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실천성이 담긴 구체조항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건복지부 인구가정정책과 이원희 과장은 “법 시행을 위한 정책적 지원체계 과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하는 과정을 통해 충분히 검토될 것”이라고 지난 17일 ‘건강가정기본법 제정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에서 설명한 바 있다. * ◇ 전문인력 문제
건강가정기본법 규정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건강가정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인력으로 ‘건강가정사’를 두고 있다. 자격은 ‘대학 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교에서 사회복지학, 여성학, 가정학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자’로 명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자격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계는 건강가정사의 명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사회복지공동대책위원회는 ‘가족(가정)지원 전문요원’, 혹은 ‘가족(가정)지원상담원’으로 전문인력 명칭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회복지계는 전문인력의 자격기준을 사회보지사업법에 의한 사회복지사 2급 이상의 자격을 가진 자 등으로 두고 있다. 전문인력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으로 지식과 경험에 따라 자격등급을 부여, 등급에 따른 역할에 차이를 주자는 의견이 많다.
‘건강가정사’의 자격요건을 어떻게 줄 것인가, 등급에 따라 역할에 어떻게 차등을 두는가, 차등 여부를 두어야 하는가 등 시급한 문제가 많이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 ◇ 센터 운영방안
보건소, 여성발전센터, 가정폭력상담소 등 지자체별로 유관기관들이 운영되고 있는데 센터 설치 및 운영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자적인 센터를 운영할지 기존 유관기관들을 활용할지 다양한 설치안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구대학교 가정복지학과 조희금 교수는 “유관기관들은 개별대상, 문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적이고 예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차이가 있지만 건강가정지원센터가 통합적인 서비스는 분명한 사업내용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분명한 역할을 위해 가정의 기능을 강화하고 가족해체를 예방하기 위한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고 지역 내 공동체문화의 중심이 되는 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남대 윤홍식 교수는 “건강가정지원센터 운영설치는 어느 한 가지 형태의 문제이기 보다 우리사회 여건과 지역사회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설립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독립센터가 요구되는 지역은 독립센터를 건립하고 기존사회복지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기존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 향후 사회복지계 활동
사회복지학계는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를 중심으로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시행령 및 프로그램개발, 모델개발, 시범사업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국사회복지학회 이영분 회장은 “사회복지학계는 시행령 제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시행령이 만들어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덧붙여 “시범사업을 위한 모델구축 및 실천적 프로그램 개발과 훈련을 수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도록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건강가정을 위해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위한 시책을 강구해 추진하도록 함
◇ 건강가정에 관한 주요시책을 심의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하에 중앙건강가정정책위원회를 두도록 함
◇ 보건복지부장관은 5년마다 건강가정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수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시‧도지사는 기본계획의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개인과 가족의 생활실태를 파악하고 건강가정 구현 및 가정문제 예방 등을 위한 서비스의 욕구와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5년마다 가족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도록 함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가정이 원활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함
◇ 가정을 방문해 가사, 육사, 산후조리, 간병 등을 돕는 가정봉사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건강가정 교육을 실시하도록 함
◇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정문제의 예방, 상담 및 치료, 건강가정의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위해 중앙, 시‧도 및 시‧군‧구에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두도록 함
◇ 건강가정지원센터에는 건강가정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관련분야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건강가정사를 두도록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