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문화공간의 최재호 대표. 최 대표는 사회적 문화에 합류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이 꿈이라고 밝힌다.
집회 및 문화제 현장에서 언제나 생생한 현장을 기자보다 먼저 담아내는 장애인문화공간의 최재호 대표(40, 지체3급)를 만났다.
 
최 대표는 현재 장애인문화공간 3명의 식구들과 강아지 ‘옥란이’와 함께 문화공간을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장애인의 문화를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의기투합한 이들이 지난 12일 창립총회를 가졌다. 비장애인이라면 누구나 흔하게 누리는 문화를 장애인이기에 공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향해 매개체가 되고 다리가 되겠다는 이들을 만나봤다.
 
최 대표는 장애인의 모습을 담아내고 장애인의 시선에서 문화를 바라볼 수 있는 실무자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힌다. “밖으로 외출 한 번 하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에게 우리가 조금이라도 누리는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 그래서 중증장애인들에게 또 하나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장애인문화공간의 존재이유라고 최 대표는 말한다.
 
많은 이들이 장애인의 ‘문화’를 보여주려고 욕심내다가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일들도 중요하지만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하다가 한 차례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는 이강섭씨를 예로 들며 또 다른 모습인 구족화가로 변화할 수 있는 과정과 선례를 만들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에 바로 장애인의 ‘문화’가 함께 해야 하고 그 길에 다리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최 대표는 바로 이 부분이 장애인 문화운동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포장된 소비중심의 문화가 아닌, 장애인의 요구에서 출발되는 ‘문화’ 말이다.
 
장애인문화공간은 지난해부터 영상미디어교실을 열었고 오는 8월에 2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영상미디어교실은 촬영, 편집 등을 기초로 최종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정신지체인 딸과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울타리 넓히기(연출 황선희)는 지난 4월 여성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기도 한 영상미디어교실의 작품이다.
아울러 장애인노래패 ‘시선’이 민중노래패 ZEN의 주도하에 맹연습을 벌이고 있어 곧 관중 앞에 설 예정이다.
 
앞으로 장애인문화공간은 장애인 문화교육사업, 장애인의 건전한 문화생활을 위한 기획사업, 정보화 사업, 장애체험프로그램 들을 통해 소비위주의 문화에서 생산적 문화로 바꾸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최 대표의 말대로 장애인문화공간의 걸음은 빠르지 않다.
하지만 그 걸음은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걸음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걸음은 느리지만 누구나 즐겁게 기다리는 것이다. 장애인과 더불어 문화를 공유하고 싶은 이들의 바램처럼 누구나 함께 나눌 수 있는 장애인문화의 터가 마련되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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