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봉사 현장에서 만난 김진수(좌) 씨와 문상열 씨 ⓒ2006 welfarenews
▲ 숙소봉사 현장에서 만난 김진수(좌) 씨와 문상열 씨 ⓒ2006 welfarenews

▲숙소자원봉사

숙소가 가장 불편한 점을 감안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정신지체인 등 730명에게는 1:1로 자원봉사자가 배치된 것이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

지난 13일 저녁, 울산 롯데백화점 근처의 J모텔을 찾아 숙소자원봉사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춘해대학 2학년인 김진수(24) 씨와 문상열(24) 씨는 같은 대학 사회복지학과 동기. 춘해대학 사회복지학과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이번 체육대회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대회에 한몫을 해내고 있다고 한다.

김진수 씨는 “사회복지를 전공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내가 살고 있는 울산에 모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소중한 손님이라고 생각해 발벗고 나서게 됐다”며 “잘 먹고 잘 쉬어야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작은 기쁨을 느낀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경기를 끝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휠체어를 탄 선수의 이동을 돕고,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면서 손놀림이 불편한 선수들 곁에서 식사 보조를 한다. 다시 모텔까지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이들 몫이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취침 시간 전. 마지막 점검을 하는 김진수 씨와 문상열 씨. 각 방을 돌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선수들의 경기일정과 모닝콜 시간을 체크한다.

이러한 이들의 정성에 장애인 선수들의 평가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론볼 선수인 최근수(69ㆍ지체1급) 씨는 “수없이 많은 경기에 참여해 봤지만 이번 대회만큼 자원봉사자들이 많고, 친절한 적은 처음이다”라며 “아무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잠자는 것부터 식사하는 것까지 일일이 도움을 주고 챙겨주기 때문에 무척 즐겁다”고 소감을 표현했다.

강원도 보치아선수단 이영일 코치는 “자원봉사자가 없었다면 부모와 코치, 선생님이 이들이 할 역할을 도맡아 해야 했을 것”이라며 “체육대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인데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다.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김진수 씨가 식사를 마친 선수의 이동을 돕는 모습 ⓒ2006 welfarenews
▲ 김진수 씨가 식사를 마친 선수의 이동을 돕는 모습 ⓒ2006 welfarenews

▲차량지원봉사

체육대회에 이용되는 경기장 수만 20개다. 각 지역별, 종목별로 선수들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숙소와 경기장, 경기장과 경기장 간을 이동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이번 체육대회에는 각 16개 시ㆍ도 별로 저상버스가 각각 배치돼 선수들의 원활한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14일 문수경기장에서 충청북도 선수들을 지원하는 학성버스 소속 손진희 기사를 만났다.

저상버스 운전을 해왔다는 손진희 씨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수시로 충북 선수단의 이동을 돕고 있다”며 “구청 직원과 함께 필요할 때마다 버스를 운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버스에 탄 충북선수단 관계자는 “차량지원 때문에 아무 불편함 없이 이동이 가능한 것 같다”며 “앞으로의 체육대회에도 이러한 지원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충청북도 선수를 지원 중인 손진희 기사가 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 충청북도 선수를 지원 중인 손진희 기사가 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06 welfarenews

하지만 이같은 자원봉사자의 배치는 울산시의 장애인 관련 시설 개선 노력이 미흡한 것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숙소봉사를 맡았던 김진수 씨는 “모텔들을 둘러본 결과 턱이 많은 등 장애인이 다니기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자원봉사자가 없었다면 선수들이 매우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체전기획단 관계자는 “자원봉사를 통해 숙소 등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체육대회는 전국체전과 동등한 규모와 수준으로 치르는 것을 목표로 시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원봉사가 체육대회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진희 기사와 함께 이동을 지원하고 있는 구청 관계자는 “울산시내 문화복지 수준이 낙후된 것은 사실이나 이번 대회유치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체육대회에만 자원봉사자 외에도 공무원의 1/5 가량이 동원됐다. 시에서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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