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 장애인의 성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2007 welfarenews
▲ 정신지체 장애인의 성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2007 welfarenews

인간이 가지는 가장 보편적인 고민과 관심중의 하나가 바로 ‘성(性)’이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권리중의 하나가 성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성에 대해 가족과 사회로부터 무시되고 소외받았기 때문에 본인들도 포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립재활원은 지난 25일, ‘정신지체 장애인의 이성교제와 결혼’을 주제로 2007년 성 재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장애인가족과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정신지체 장애인의 올바른 이성교제 방법,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한 전략 및 결혼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가족문제 등을 다각적인 방면으로 분석하고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에는 여러 전문가들이 참석했다.(위-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교수) ⓒ2007 welfarenews
▲ 세미나에는 여러 전문가들이 참석했다.(위-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교수) ⓒ2007 welfarenews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많은 만남을 갖고 상담도 해 주고 있는 엄용섭 목사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올바른 이성교제를 위해서는 우리들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많은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로를 알아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신지체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비장애 자녀와 장애자녀를 똑같이 대해줘야 한다 ▲잘못을 꾸짖기 전에 먼저 동기를 생각해 보도록 하며 칭찬을 많이 해 줘야 한다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완성하게 해야 한다 ▲부모가 먼저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통합,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주의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아가고 있다.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도 지역사회 중심의 사회통합서비스를 개발해 재활환경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정신지체 장애인을 비롯한 지역사회 내의 공동생활가정, 결혼을 통한 사회 구성원 참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세미나와 함께 열린 전시회장에 전시된 기구와 자료들 ⓒ2007 welfarenews
▲ 세미나와 함께 열린 전시회장에 전시된 기구와 자료들 ⓒ2007 welfarenews

그러나 이렇게 사회로 복귀한 장애인에 대한 사회복귀정착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장애인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지원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며 “장애인 가정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가 장애인 가정의 실질적인 지원자로 장애인 가정의 지킴이가 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애인들의 결혼에 대해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최부암 상담소장은 “장애인들의 결혼생활은 가족으로부터 보호받고 관심을 쏟아야만 그 가정이 유지될 수 있으며, 힘들게 결혼했으니 이젠 자기네들끼리 잘 살면 된다는 식으로 방치하거나 소홀해지면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이어 “국가차원에서 지역 사회복지관을 통해 직계 가족과 함께 장애인들의 결혼 생활을 반드시 통합 관리해야 한다”면서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결혼은 누가나 할 수 있는 권리임을 호소했다.

장애인 성교육을 위한 시각 자료들 ⓒ2007 welfarenews
▲ 장애인 성교육을 위한 시각 자료들 ⓒ2007 welfarenews

특히 이번 세미나는 성재활용품 및 성교육자료 전시회를 함께 개최해 장애인의 교육적인 측면과 실질적인 대안방법을 생각해 보는 자리도 만들었다. 전시회장에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성 욕구를 보조해 줄 수 있는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구입이 어렵고 보급화가 되어 있지 않아 물품의 사용 방법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재활학과 교수는 “장애인의 경우도 성행위를 하는 본능적인 활동에 대한 권리와 함께 결혼을 통한 생육과 번식의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권리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차별과 편견 속에 자신들의 권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서 성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후견인 제도를 확립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장애인의 성, 그 중에서도 정신지체 장애인의 성 문제는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여건에서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관심을 보여준다면 정신 지체인을 바보로 보는 시각이나 정신장애로 오해하는 인식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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