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서 매월 둘째주 화요일마다 주택가 한복판 조그만 놀이터에는 자장면 잔치가 열린다. 오전 11시가 되면 놀이터에는 이미 할아버지·할머니들이 한달에 한번 있는 별미를 맛보기 위해 옹기종기 모이기 시작한다.
어르신들의 기다림 속에 면발이 뽑히고 자장과 각종 야채·고기를 넣는 ‘사랑의 자장면 봉사대’의 손놀림이 분주해지고 이내 구수한 자장면 냄새가 온동네에 퍼졌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놀이터 한편에 마련된 임시 중국집에 모여앉아 즉석 자장면 한그릇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얘기꽃을 피우거나 함께 나온 손자·손녀들에게 자장면을 비벼 먹여주기도 했다.
백발이 성성한 80대 노인들도 간만에 맛보는 별미에 한그릇을 뚝딱 비운 뒤 ‘한그릇 더’를 외쳤다.
4살배기 손자를 이끌고 점심을 맛있게 해결한 김정자 할머니(66)는 “놀이터 옆에 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자장면 냄새가 나 나와보니 즉석에서 자장면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었다”면서 “매달 둘째주 화요일이면 자연스럽게 자장면을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자장면 만드는 솜씨는 전문가급이 된 ‘사랑의 자장면 봉사대’가 구성된 것은 지난 2005년.
연무동 새마을협회 회원들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나서자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짜내던 중 중국요리집을 운영했던 회원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 ‘자장면’ 봉사에 나섰다.
동네 독거노인들의 점심 해결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한 자장면 만들기는 자장면 냄새가 온동네에 진동하면서 경로당에 앉아있던 노인, 집에서 손자·손녀를 돌보던 할머니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해 ‘자장면데이’가 되면 수백여명의 노인들이 찾는 잔칫집이 됐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 12일 자장면 데이에 이곳을 다녀간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200여명에 달했다.
자장면 봉사대 정영규 회장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오늘은 노인분들이 다소 적은 것 같다”면서도 “남은 음식 없이 모두 맛있게 식사를 드신 모습을 보면 먹지 않아도 배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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