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 파더(My Father, 2007)'포스터 ⓒ2007 welfarenews
▲ 영화 '마이 파더(My Father, 2007)'포스터 ⓒ2007 welfarenews

강원도 원주에 사는 안모씨는 1994년 모녀 토막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이라고 주장하며 마이 파더의 상영을 금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유는 충분했다. 잔인하게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 그것도 아직 복역 중인 사형수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아버지’로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쾌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사랑합니다”라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뭉클하게 된다.
‘그런 자식은 똑같이 죽여야 돼!’라며 손가락질 받는 살인마가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에게는 단 하나뿐인 아버지기 때문이다. 유일한 핏줄인 아버지를 만나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했지만, 제임스는 그 말 대신 “왜 이런 짓을 했냐!”를 외친다.

용서 받지 못할 일을 저지른 자, 자신을 버린 자, 그래도 그는 아버지다.

영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1995)'포스터 ⓒ2007 welfarenews
▲ 영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1995)'포스터 ⓒ2007 welfarenews

외국영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1995)’ 역시 헬렌 프리진 수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헬렌은 매튜 폰스렛이라는 사형수에게서 ‘말동무’가 되어 달라는 편지를 받는다.
매튜는 강간 및 살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자신의 죄는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욕설을 퍼부으며, 나치 추종자에 인종차별주의자다.
그의 유죄를 확신하면서도 헬렌은 변호사와 함께 항소를 하고, 주지사에게 '사형제도'의 불합리성을 호소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사형 집행일은 결정되고, 매튜로부터 사형장까지 함께 하는 영적 안내자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헬렌은 매튜와 사형 집행일까지 6일 동안 시간을 함께 보낸다.
사람들은 매튜와 함께하는 그녀를 경멸한다.
매튜가 죽기 전, 그의 가족과 마지막 만남을 갖는 장면은 관객들의 연민을 산다. 이는 사형수의 가족 또한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도에 관한 논의를 일으켰던 화제작이다.
그러나 감독은 ‘사형제도 존폐’의 문제를 떠나, 데드 맨 워킹(사형집행장에 입장하는 사형수를 가리키는 은어)에 집중해 관객들의 많은 생각을 이끌어낸다.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은 사건 및 극중인물을 실제와 다르게 설정했다. 제작자의 눈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기에 앞서 말한 논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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