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가수 현숙씨 ⓒ2007 welfarenews
▲ 효녀가수 현숙씨 ⓒ2007 welfarenews

“부족한 저에게 이런 뜻 깊은 상을 주셔서 정말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잘 하라고 주신 것 같아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려운 주위 분들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베풀면서 살겠습니다.”

지난 3일 2007 서울사회복지대회에서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은 가수 현숙씨. 베풀고 나누는 것이 생활이 된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현숙씨는 2003년 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구로구에 있는 한 복지관을 방문했을 때 이동목욕차량을 알게 됐다. 그곳에서 그는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1년에 한 번 목욕시켜드리는 것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부모님이 병중에 계셨잖아요. 목욕시켜드리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저보다는 부모님이 더 힘드셨을 거예요. 어디가 시원하고 어디가 불편하다고 표현을 잘 못하시니까. 씻겨드리다가 다치시지는 않을까, 눈이나 귀에 물이 들어가지는 않을까 걱정도 참 많이 했죠.”

현숙씨는 말씀은 못하셔도 씻겨드리면 참 좋아하시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이동목욕차량지원을 시작했단다. 2004년 고향인 김제를 시작으로 울릉도, 경남 하동, 그리고 올해 충남 청양까지 매년 1대씩 지원해 오고 있다.

이동목욕차량은 한 대에 4000만원이 넘는다. 부담이 상당히 클 터. 그러나 그는 어머니와 사람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갚는 것이라고 했다. “따뜻한 물도 나오고 골목골목 다 들어갈 수 있어서 좋은데 너무 비싸다보니까 예산이 부족한 곳은 인근 지역에서 빌려서 사용하더라고요. 제가 더 열심히 활동하고 노력해서 전국 각 지역에 다 보급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1996년부터 꾸준히 봉사해온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공연’도 어머니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 부모님이 건강해서 뭔가 느끼실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실 수 있을 때 한번이라도 웃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한다는 현숙씨. 사람들이 효녀가수라고들 하지만 어머니께 그렇게 못해드린 것이 죄송해서 어르신들을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무료공연을 시작했다. “마땅히 즐길 곳이 없는 우리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즐기고 웃으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그만 노력일 뿐이에요. 제 노래를 누구나 쉽게 박수치며 따라 부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랍니다.”

현숙씨가 선행을 베푸는 데는 항상 그의 어머니가 있었다. 당신 인생 없이 오직 자식만을 위해 헌신하셨다는 그의 어머니. 그는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것, 밝게 자라도록 보살펴주신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현숙씨는 14년이 넘게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를 간병인 한 번 둔 적 없이 직접 간호했다. 언제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 어머니 배를 만지며 오늘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는 그. 지금은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고 한다. 어머니가 안 계시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생일 이틀 전인 지난 6월 28일 고인이 됐다. 그리고 자신의 생일에 어머니를 고향땅에 모셨다. 가수 생활 하느라 생일 한 번 제대로 못 챙겼는데, 어머니가 일부러 생일 꼬박꼬박 챙기라고 선물하신 것 같다는 그는 아직도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는 것 같아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 방 한 번 살펴보고 가끔 불도 때운단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돈이 없어 수술을 못 받는 아이들을 위해 8천 700만원을 기부하고 지난 3월부터 광주시 남구 ‘효사랑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등 선행을 멈추지 않는 현숙씨. 이제는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가 하늘에서 정말 착실하고 괜찮은 사람을 선물로 보내주시리라 믿어요.”

어르신들이 많이 웃으시도록 밝고 건강한 노래 계속 부르며 예쁜 사람, 예쁜 가수로 남고 싶다는 현숙씨. 어머니로부터 시작해서 어머니로 끝나는 현숙씨의 효성 덕분에 ‘나눔과 베품’은 그의 생활이 됐다. 그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도 어르신들을 향한 그의 마음이 세상에 전해져 감동을 주기 때문은 아닐까.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