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마쓰시타 전기산업이 개발한 UD 적용 세탁기(NA-V80). 세탁 드럼을 30도 기울여 작은 공간에서의 사용이 쉽고, 키가 작은 사람 및 노인층이 사용하는 데 편리하다. ⓒ2007 welfarenews
▲ 일본의 마쓰시타 전기산업이 개발한 UD 적용 세탁기(NA-V80). 세탁 드럼을 30도 기울여 작은 공간에서의 사용이 쉽고, 키가 작은 사람 및 노인층이 사용하는 데 편리하다. ⓒ2007 welfarenews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이하 장소연)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이하UD)의 이해와 적용방안’ 세미나를 진행했다.

UD란,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Desing For All)’으로 장애유무를 떠나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및 제품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환경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체로 디자이너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잠재적 사용자의 연령이나 능력의 평균치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는데, 평균화된 대상은 하나의 가상 그룹에 불과하다.
이처럼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평균치만을 기준으로 설계된 환경 및 상품은 어린이, 노인, 장애인, 키가 매우 크거나 작은 사람, 매우 비만하거나 마른 사람, 그 외 여러 종류의 질병을 가진 환자 등을 포함한 다양한 범위의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재활복지대학원장의 ‘UD와 장애인’, 경성대학교 제품디자인학과 최민영 교수의 ‘UD의 세계 속으로’라는 두 가지 주제의 강의가 열렸다.

트라이포드 디자인의 핸디버디. 손힘이 없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했다. ⓒ2007 welfarenews
▲ 트라이포드 디자인의 핸디버디. 손힘이 없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했다. ⓒ2007 welfarenews

김종인 원장은 UD와 장애인의 IL(Independent Living, 독립생활)개념을 연계하고, 외국 UD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전기산업은 기존 세로형 세탁기는 키가 작은 사람이 세탁조의 바닥까지 손이 닿지 않는 문제점, 가로형의 드럼식 세탁기는 좁은 집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고려해 세탁 드럼을 30도 기울인 전자동 세탁기(NA-V80)를 개발했고, 미국과 유럽은 손힘이 없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트라이포드 디자인의 ‘핸디버디’를 개발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휴대폰, MP3플레이어, 디지털TV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기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글자크기를 확대시켜 노인층의 수요가 확대된 삼성전자의 ‘이건희폰(SGH-T100)’외에는 눈에 띄는 제품이 없었다.

김 원장은 “소위 선진복지국가로 일컫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1970년대 이후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이 ‘재활’에서 ‘자립생활과 고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장애인이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받는 원인은 ‘장애’가 아니라, ‘제약적인 환경’ 때문이다. 전문가에 의해 지배되고 조절되던 ‘의존’에서 탈피해 장애인이 자기결정권을 갖고, 나아가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환경적 개선과 U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UD차량. 좌석이 문 쪽으로 회전돼 승차하기 쉽다. ⓒ2007 welfarenews
▲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UD차량. 좌석이 문 쪽으로 회전돼 승차하기 쉽다. ⓒ2007 welfarenews

최민영 교수는 UD가 적용된 자동차, 리모컨, 전화기, 놀이터, 휠체어, 장애아동 놀이기구 디자인을 사례로 들어, 실질적인 UD의 제품적용에 대해 소개했다.

최 교수는 1990년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UD센터소장이자 건축가였던 메이스(R. Mace)와 코넬(B. R. Connell) 이 제시한 UD의 7가지 원칙 ▲공평한 사용 ▲사용상의 융통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정보 ▲오류에 대한 포용력 ▲적은 신체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크기와 공간을 제시했다.

이어 “UD는 장애인이나 노인만을 배려하는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노화, 상황과 환경의 변화, 질병과 사고에 의해 능력의 제한과 다양한 요구를 가지게 된다”며 “다양한 능력과 인간의 전체 생애주기를 수용하는 개념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소연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UD가 장애인 관련 제품 및 시설 등에 많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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