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야생화를 시와 함께 담아내고 있는 시인 김종태씨. ⓒ2007 welfarenews
▲ 우리나라 야생화를 시와 함께 담아내고 있는 시인 김종태씨. ⓒ2007 welfarenews

20여 년 동안 꽃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야생화시인’이라 불리는 김종태씨.

김 작가는 그의 나이 서른이 되갈 무렵, 새벽시장에서 한 할머니가 파는 냉이를 보고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가 2월이었어요. 야생화를 잘 몰랐을 때죠. 지금 생각하니까 할머니가 파시던 게 냉이에요. 추위 속에서도 파란 색을 띄고 있는 식물을 보고, 우리나라에 있는 야생화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주고 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 작가의 첫 작품은 ‘냉이’였다. 그는 ‘풀꽃’,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란 제목의 시집을 냈고, 이번에 175편의 시를 실은 세 번째 야생화 시화집 ‘너 꽃해’를 출간했다.
이는 ‘당신은 꽃이 되십시오. 나는 벌이나 나비입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와 함께 실린 사진은 약 730장인데, 모두 김 작가가 직접 찍은 것이다.
한 번 찍은 꽃도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또 카메라에 담는다. 같은 꽃도 장소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너 꽃해' 김종태/도서출판새벽/376쪽/29500원 ⓒ2007 welfarenews
▲ '너 꽃해' 김종태/도서출판새벽/376쪽/29500원 ⓒ2007 welfarenews

김 작가는 서른 살 때, 퇴근하던 길에 전철사고로 인해 왼쪽 다리를 잃었다. 그리고 나서 10년 후, 전철사고의 후유증으로 왼쪽 눈을 잃었다.

“다치기 전에는 오히려 등산을 안 다녔어요. 느려진 덕분에 등산도 다니게 됐죠. 의족, 지팡이와 함께 가기 때문에 조금 느릴 뿐이지. 남들이 올라가는 곳은 다 올라갈 수 있어요”

김 작가의 배낭에는 도감, 디지털카메라, 도시락과 물통, 쌍안경, 하모니카가 들어있다.
그는 꽃 곁에서 도시락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멀리서 꽃을 발견했을 때 비장애인이라면 쉽게 가서 볼 수 있지만, 김 작가는 그럴 수 없기에 쌍안경을 꼭 챙긴다.
또 김 작가는 심심하면 꽃에게 하모니카 연주를 해주고는 하는데, 중학교 2학년 때 독학으로 배웠다고 했다. 그의 하모니카 연주는 시화집 ‘너 꽃해’와 함께 들을 수 있도록 CD에 담았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0종의 야생화가 있다. 그 중 일반인이 알아볼 수 있는 것이 1,000종류라고 한다.
김 작가는 “앞으로 이 1,000종류의 야생화를 시와 함께 담아내는 것이 제 삶의 목표에요”라고 말했다.

김 작가의 블로그(blog.daum.net/wildflower, blog.naver.com/noseein)에 접속하면 야생화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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