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가 양천구청에 놓인 모금함에 ‘시설이전반대’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며 투쟁발언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 비대위가 양천구청에 놓인 모금함에 ‘시설이전반대’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며 투쟁발언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지난 8일 서울시 양천구청 로비에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석암베데스타요양원(이하 요양원) 이전과 관련해 석암재단의 비리와 인권침해를 알리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시 양촌면에 위치한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규선(남·뇌병변 1급)씨는 요양원의 이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원이 이전할 곳은 김포시 송마리로 반경 2~3km 이내에는 민가는 물론 저상버스도 없어 편의시설 및 이동권 확보가 돼있지 않다”며 “요양원 측은 이전에 대해 사전에 아무런 설명이 없었으며, 시설 내 장애인들이 이전소식을 듣고 반대하자 억지로 이전찬성 서명을 하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요양원 제복만 원장은 “이전발표가 늦긴 했지만, 나중에 전원을 불러 모아놓고 설명했다”며 “처음에 15명이 이전반대를 했고 후에 8명이 찬성 쪽으로 의견을 돌려, 현재 남은 7명만이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씨의 의견에 따르면, 요양원에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 117명의 대다수가 지적장애 등 인지능력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의사표현이 가능한 15명이 이전반대 서명을 했지만, 요양원 측에서 이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요양원 이전반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국무총리 비서실,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국가인권위원회, 서울시와 양천구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양천구청 에 알아보라’는 책임회피 뿐이었다.

따라서 비대위는 양천구청 로비에 기자회견을 갖고, 양천구청장과의 만남을 추진했다. 그러나 양천구청은 엘리베이터 전원을 꺼버렸다.

양청구청장을 만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비대위와 이를 제지하는 양청구청 직원들의 모습. ⓒ2008 welfarenews
▲ 양청구청장을 만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비대위와 이를 제지하는 양청구청 직원들의 모습. ⓒ2008 welfarenews

양천구청 이희 사무국장과 한씨를 비롯한 요양원 내 장애인 5명은 종합상황실로 자리를 옮겼다. 요양원에 관한 불만은 단순히 이전문제뿐만이 아니었다.

한씨는 “하루는 서명을 하라고 종이를 내놓았다. 서명을 했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자세히 봤더니 ‘이전에 관한 것’이라는 종이쪽지만 붙어있고 찬성인지 반대인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요양원은 공식적으로 시설부원장이라는 직책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본 업무가 물리치료사인 사람을 시설부원장으로 내세워 이전에 반대하는 장애인들의 손가락을 끌어다 강제로 지장을 찍게 했다고 전했다.

인권유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부에서 지급되는 장애수당은 장애인당사자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장애수당은커녕 개인통장도 갖고 있지 않았다.

한씨는 요양원은 인지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지급하고 있으며, 석암재단에 속해 있는 모든 기관 내 장애인들은 장애수당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라고 했다.
또한 직원 인권교육과 장애인 자립생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 또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사무국장은 “장애수당의 경우 현재 고발된 상태”라며 “장애수급당사자에게 장애수당이 지급되게 하고 인권교육 및 자립생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석암재단 문제와 관련해 오는 15일 양천구청장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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