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노인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마포노인종합복지관에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노인들을 위한 무료배식을 한다. 식당입구에서 식사를 하려고
기다리는 노인들의 줄이 출구까지 이어질 정도로 길었다.

자원봉사자는 ‘혈기 왕성한 젊은 사람들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언뜻 보기에도 흰머리가 많은 노인들이 대다수였다.

음식이 가득 담긴 식판을 한손에 두 개씩 들고 분주하게 식사봉사를 하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젊은이들 못지않은 체력과 열정을 느꼈다.

식사봉사를 4년째 하고 계신다는 박판순(86)할머니는 “힘들긴 뭐가 힘들어. 여기 와서 노인들 밥 챙겨주고 잘 먹고 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다 배가 불러”라며 호탕하게 웃으셨다.

박 할머니는 매일 아침 7시에 나와 식사가 끝나는 오후 1시까지 노인들의 식사준비부터 배식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신다.

박 할머니는 또 “노인들은 한 끼만 안 먹어도 쉽게 배가 고파”라며 “여기 오는 노인들은 한 끼만 먹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아서 밥을 아주 많이 해야 해”라고 말씀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허용(83)할아버지는 “여기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천사 같아. 복지관에 오면 천국 같다니까”라며 기뻐하셨다.

‘노노(老老)케어’라는 말처럼 이곳에서는 노인들이 노인을 돌보는 이런 서비스를 통해 노인들이 서로간의 유대감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듯 하다.

자원봉사를 하는 어르신들은 자신보다 힘든 노인을 돌보며 삶의 의지와 활력을 되찾게 되고, 도움을 받는 노인들은 자신과 같은 나이를 가진 분들의 봉사로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좋은 일이 단발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곳에서 생활처럼 이뤄지기 위해서는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나를 위한 봉사’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봉사는 받는 사람보다 봉사를 하는 사람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온다.

봉사를 통해 남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느끼며 한 단계 더 성숙해 가는 자신을 발견 할 것이다. 모두가 서로를 돕고 사는 세상이 되길 기대해 본다.
주희영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