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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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 나사렛대 재활학부를 조기졸업한 이길준(31)씨.
이 씨는 세살 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됐다. 어렸을 때는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도를 꿈꿔왔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형편과 피부로 느껴지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음악을 중도 포기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생업전선으로 뛰어들어야만 했다. 원하지 않던 침술과 안마를 배우며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배움에 대한 열정과 절실함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중 공부를 하기 위해선 먼저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미국으로 향했다. 10개월간의 어학연수시절, 미국의 시각장애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그들의 모습을 본 이 씨는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귀국한 후 이 씨는 우리나라 최초로 설치운영중인 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를 선택,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인간재활학이란 발달장애, 정신지체, 정형외과적 장애, 감각장애, 중도장애, 노인 및 기타 재활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그들과 가족의 교육적, 직업적, 심리사회적 재활을 지원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학문을 말한다. 이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를 가진 사람도 직업을 갖고 질적인 삶, 즉 복지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장애인 복지학인데, 이씨는 “자신이 공부를 해야하는 동기와 부합돼 인간재활학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배움의 뜻을 안고 진학한 이 씨는 뜻 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대부분의 수업이 영상이나 시각적인 것으로 이루져 처음에는 상처를 받기도 했다.” 또 “표와 그래프 등 설명이 제대로 나와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다음에 배울 후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라도 잘 된 도표설명이 절실하고, 손쉽고 빠른 시일내에 구할 수 있는 점자책을 발간해야 하며 수업을 들을 때 학습지원도우미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포기를 모르게 했고 이씨는 지난해 1학기까지 졸업학점을 모두 이수했으며, 평점도 4.33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졸업을 했다.

이씨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학입학 후, 자신이 이루려고 했던 음악도의 꿈을 이루고자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 재단의 쳄버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비올라를 연주하고 또 시각장애인 축구단에서 국가대표 공격수(포워드)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시각장애인 아시아 축구 예선전에서 맹활약을 펼쳐 당당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교내에서 시각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습지원 봉사활동을 펼쳤고, 점역교정사자격증 취득교육 등 교육활동도 담당했으며, 현재는 직업훈련교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이제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에 입학 할 예정이다. 이씨는 “시각장애인들이 어쩔 수 없이 원하지 않은 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인식과 직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각자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안내하고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분야에서 일 할 수있게 준비를 해주고 싶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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