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welfarenews
▲ ⓒ2008 welfarenews
노인의 성(性) 문제가 강력 범죄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고령 사회에 진입한 인구통계학적 수치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의 성문제가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나타낸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481만명으로 총인구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7.2%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욕은 식욕, 휴식욕구와 함께 인간의 욕구 중 가장 강렬한 1차적 욕구로 여겨진다. 그만큼 성욕은 나이든 노인들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65~85세 노인 10명중 8명은 강한 성적욕구를 갖고 있다는 미국의 한 대학 연구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노인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거의 없는 현실이다. 한국노인복지학회 현외성 회장은 “노인의 성욕은 그 자체가 건강하다는 증거이나 스스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이를 금기시해 노인들의 성욕은 억눌려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약자인 동시에 주로 범죄 피해자로만 여겨졌던 노인들이 가해자로 변해 가고 있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1세 이상의 노인범죄자는 전체 210만9,545명 중 10만7,980명에 달했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61세 이상 노인들의 성범죄자는 지난 2002년 272명에서 2006년 598명으로 2.2배 이상 늘었다. 또 법무부에 따르면 살인ㆍ강도ㆍ방화ㆍ강간 등 이른바 ‘4대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중 61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지난 2002년 2.1%, 2003년 2.2%, 2004년 2.3%로 소폭 상승하다가 2005년에는 3.8%로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노인범죄는 노인들이 육체적으로는 젊어지고 있으나 조기퇴직이나 황혼이혼, 경제력 상실 등으로 정신적으로는 황폐해지고 있는 데에 따른 억압의 표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노인의 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은 노인들의 성을 음지로 내몰아 일명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중년 여성들과 불법음성 성접촉으로 이어져 성병 감염인도 늘어났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병’으로 병원을 찾는 노인들은 지난 2002년 6,557명에서 매년 11% 이상씩 증가해 2006년에는 1만2,509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간 ‘성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노인들이 2배 증가한 수치다. 노인들이 많은 종로 공원일대의 한 성인용품점 주인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성인용품을 구입하는 것과는 달리 컴퓨터와 거리가 먼 60~70대 노인들이 찾아와 발기부전치료제를 찾는다”며 “그만큼 성에 대한 관심도 많고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기 위해 가게를 찾는 노인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활발해지고 있는 노인의 성과 함께 증가추세에 있는 관련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전담 조직 구축, 재범률을 낮출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의 모색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황혼재혼은 정상적인 성생활 보장은 물론, 사회적 소외감과 고독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또 자녀들이 부모의 이성교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은 “요즘 노인들의 자살률이 증가하면서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제기된다”며 “노후에 대한 노인들의 소외감과 비애를 이해하고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할 때 비로소 안정적인 고령사회에 대한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주희영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