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여름장마가 시작됐다. 이에 대해 정부가 태풍·홍수·산사태 등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 1,170곳에 대해 11년째 ‘자연재해 위험지구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예산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436곳(37%)은 착공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누산리 일대 펌프장. 봉성포천 하류가 한강과 만나는 이 지역은 한강과 높이 차가 별로 나지 않는 저지대였다. 때문에 집중호우로 한강과 임진강 수위가 높아지면 물이 빠지지 않아 지난 1991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총 6번이 침수됐고, 총 21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 펌프장은 올 여름 우기 때 가동할 수가 없다. 예산부족으로 전기 인입선로와 자동제어 기계, 각종 밸브류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다른지역 역시, 예산이 조금씩 배정돼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정비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183곳, 이 지역에 배정된 예산은 2,638억원으로 한 곳당 평균 14억 정도다. 내년 이후부터는, 올해 공사를 끝내지 못한 139개 공사장을 포함해 575개 지구에서 연차적으로 공사가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11년동안 정비가 끝난 곳은 절반뿐이고 어김없이 장마기간은 돌아왔다.
장애인, 노인들은 해마다 오는 여름의 태풍, 장마 등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고 있다.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 간판 등을 단단히 고정하는 등 흔히 알고 있는 홍수·태풍 대처법은 비장애인들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장애인들이 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어디에도 없다. 장애인 시설이나 노인보호시설에 있는 노인들은 시설관계자의 도움으로 위험을 대피할 수 있겠지만, 움직임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재해 발생시 속수무책으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변 이웃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또다시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기획재정부는 예산을 늘려 위험지역 정비는 물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 등의 안전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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