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법! 지키려고 만든 법 아니었던가”
“장차법! 지키려고 만든 법 아니었던가”
  • 이은실
  • 승인 2008.07.23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립회관의 민주적인 운영을 소망하는 정립공대위가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진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 정립회관의 민주적인 운영을 소망하는 정립공대위가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진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8 welfarenews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어느 덧 넉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서는 장애인차별을 자행하고 있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정립공대위)는 장애인복지시설인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이 시설 운영과 관련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하고 있어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6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정립회관 운영진으로부터 각종 괴롭힘과 출입배제, 휠체어 임의조작 등을 당해온 중증장애인들이 직접 참석해 정립회관의 위반 행위를 인권위에 진정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최모씨는 “나는 언어장애가 있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그런 나에게 정립회관 관계자들은 악몽과도 같은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안겨줬다”며 “‘너희가 뭘 알겠냐’고 무시하기를 일삼았고, 내 몸과도 같은 휠체어에서 내 몸을 분리시켜 날 괴롭게 만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토로했다. 최씨는 “내가 이곳에 나와 정립회관의 태도를 인권위에 진정하는 이유는 다시는 시설을 개인만의 사유로 생각하는 일이 없어야하기 때문”이라며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인권위 앞에 모인 중증장애인 참가자들은 정립회관으로부터 입은 신체적, 심리적 피해를 실토하며,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민주적인 운영이 이뤄져야 할 것을 주장했다. 정립공대위에 따르면 정립회관은 지난 1990년부터 공금유용 등의 시설 비리로 장애인이용자들과 마찰이 있었고, 이후 시설장의 장기집권 문제로 장애인들은 정립회관 공대위를 결성해 민주적인 운영을 요구하는 231일간의 점거농성도 진행한 바 있다. 행정당국에 의해 시설장이 퇴임할 것을 합의하고 농성이 종료됐지만, 퇴임은커녕 시설장은 이사장으로 승진해 합의를 파기했고 회관 내에서 핵심적인 활동을 해 온 공대위 소속 장애인단체들을 거리로 내쫓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지난 4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했지만 아직도 정립회관은 관장과 직원 중심의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정립공대위 공동대표)은 “법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장차법은 지키자고 만들어진 법이 아니었던가”라고 소리치며 “세상에 어느 시설이 이용자에게 반말과 모욕을 일삼고 장애에 대한 비하발언을 할 수 있겠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소장은 이어 무책임한 태도로 정립회관의 잘못을 방관해왔던 정부를 비난하며 “책임있는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진보신당 박김영희 공동대표 등 4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가인권위원회 조형석 팀장과의 면담을 갖고 진정서를 접수했다. 한편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대한 2차 집단 진정서 접수는 오는 30일 실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