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한 모성애는 다 똑같아요.”

주위의 우려 속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제장애 1급인 주부 윤성민(28·전주시 인후동)씨.

윤씨는 요즈음 세달 반이 된 아기의 엄마로 아기를 보는 재미에 여념이 없다. 오른쪽 발과 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그는 왼팔로 아이를 안는 모습이 위태롭다. 힘겹게 아이를 안고 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윤씨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모성애는 다 똑같은 것 같다”며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임신에서 출산까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바로 주위사람들의 시선과 말이었다. “모두 아이를 지우라고 했지만 꿋꿋하게 출산해 기쁘다”며 “그때 주위사람들의 말대로 아이를 지웠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혼자 거동하기 힘든 윤씨는 현재 평일 하루 2시간씩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다. 활동보조인은 아기 목욕시키기, 분유타기 등 장애부모가 하기 어려운 일을 돕는다.

윤씨의 활동보조인은 “주위에서 조금씩만 도와주면 장애인들도 양육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윤씨는 아이가 커 갈수록 걱정이 늘고 있다. 동사무소에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은 시간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심한 중증장애인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씨는 “아이를 키우는데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좀 더 아파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며 "저출산 때문에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양육할 수 있는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사회복지과 김미옥 교수는 “장애여성의 임신·출산·양육은 비장애여성들보다 심한 신체적·경제적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임신한 장애여성은 장애유형에 따라 골반구조가 달라 정교한 진료가 필요한데도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시스템이 없는 등 출산지원이 취약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자치단체에서도 장애여성이 출산한 후에 양육과 활동보조인의 도움시간을 늘리는 등의 혜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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