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은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장애인 차별 언어의 양태에 관한 연구’ 결과 보고서가 발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독립적 단어형 20개 항목(문맥과 상관없이 개별 어휘의 차별 여부 조사), 문맥 속 단어형 21개 항목(신문 기사에 쓰인 장애인 차별 표현의 차별 여부와 대안 표현 조사), 속담 및 관용어구형 11개 항목(속담 등의 차별 여부 조사)으로 나눠 진행됐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차별 어휘 및 표현은 크게 세 가지로 ▲차별성이 높은 부류(병신, 저능아, 애꾸눈, 무뇌아, 앉은뱅이, 불구자) ▲차별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부류(난쟁이, 귀머거리, 절름발이, 외눈박이, 사팔뜨기, 벙어리, 언청이, 정신박약자) ▲차별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류(장님, 장애자, 농아인, 정상인, 맹인, 장애우) 등이다.

이중 차별성이 높은 부류는 대체로 욕설에 쓰일 수 있는 비속어적인 어휘와 인간 능력에 관계되는 어휘라는 점이 특징이다.

속담 및 표현형 중에서는 ‘병신 육갑한다’가 가장 차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꿀 먹은 벙어리’가 차별의식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언어적 배려 정도를 물은 항목에서는 인터넷이 ‘배려하지 않는다’가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의 익명성 및 불특정 다수가 글을 쓰고 있어서 빚어진 결과로 분석됐다.

한편, ‘벙어리’의 경우 독립적 단어형인 경우와 문맥 속에서 사용됐을 때 차별성 정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적으로 질문했을 때는 차별성 정도가 3.10(최고 4.0점)이었다.
문맥 속에서 사용됐을 때 ‘말 잘하는 정치가들 다 어디로 가셨는가. 기자출신 의원들은 벙어리 됐나’는 차별성 정도가 3.16인데 반해, ‘누군가를 놀려대고 있었다. “벙어리래요, 벙어리래요. 말도 못하는 벙어리래요.”’는 차별성 정도가 2.73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같은 어휘라도 문맥과 상황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차별성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책임자인 중앙대학교 임영철 교수는 “우리말이 보다 객관적이고 사회 통합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순화 범위를 비유적인 표현에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 어휘 및 표현은 선행연구, 장애인 권익보호단체 및 관련 협회의 보고서 등을 통해 장애인 관련 차별 표현을 수집한 후 직접 장애인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의 시점을 반영시켜 선정했다.
얻어진 차별 관련 표현에 대해 20대(247명)와 40~50대(111명)를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실시했으며, 의식 조사시 대안 표현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2007년 성차별적 언어표현 조사 및 2008년 장애인 차별적 언어표현 조사를 거쳐 2009년에는 특정 인종, 국적, 다문화 가정 자녀, 지역에 관한 차별적 언어표현에 대한 조사를 실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 표현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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