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목마름, ‘해갈’은 언제 되나?
장애인의 목마름, ‘해갈’은 언제 되나?
  • 최지희
  • 승인 2009.04.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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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welfarenews
▲ ⓒ2009 welfarenews

4월 20일, 가뭄이 해갈될 것이라는 반가운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의 날인 이날 장애인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목마름’을 외쳤다.

장애인의 날을 투쟁을 통해 장애인 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기 위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가 20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렸다. 이날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이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지 25일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420공동투쟁단은 ▲탈시설·주거권 전면 보장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장애인연금 도입 ▲활동보조 권리 보장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무력화 시도 중단 ▲장애인 노동권 보장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개정 ▲장애인교육법 실효성 확보 ▲장애인에 대한 의료정책 개선 등 9대 요구안을 요구하며 다양한 투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한 뚜렷한 답변이 없어, 420공동투쟁단은 이번 결의대회에서도 9대 요구안을 내걸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홀트일산요양원을 방문해 홀트장애인 합창단원들의 공연을 관람하던 중 눈물을 흘렸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악어의 눈물’이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장애어린이에게 ‘곧 나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이명박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장애인은 극복·치료돼야 할 대상이 아니다. 장애인은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통해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에는 장애계를 비롯해 인권·노동·사회단체들이 투쟁을 연대했다. 또한 결의대회에는 문화공연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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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쏟은 장애인의 눈물에 대한 대답이, 고작 단 한 번의 ‘악어의 눈물’인가?
기습시위 및 행진, 경찰과 마찰 빚기도

420공동투쟁단 및 참가단체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수백만 촛불과 민중의 목소리를 경찰의 방패로 짓밟아버린 이명작 정권은 경제위기를 핑계로 이 땅의 민중을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으며,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느라 정신이 없다. 방송과 언론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어 재갈을 물려버리고, 일제고사의 강행으로 교육은 황폐되고 있으며, 마침내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제 나라 국민들을 무자비한 공권력의 투입 속에 불태워 죽였다”고 규탄했다.

이어 “장애계의 염원을 담았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축소로 무력화될 위기에 처해있고, 장애인교육법은 무식하기 짝이 없는 특수교육교원 정책 속에 휴지조각이 돼가고 있다.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이 수용시설과 골방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인권을 유린당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시설을 박차고 나와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조차 요원하기만 하다. 발달장애인의 권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져 있고, 활동보조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며, 효율과 경쟁의 약육강식이 판치는 노동시장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전했다.

오후 3시 30분경, 420공동투쟁단 일부는 흥인지문을 마주보고 있는 도로에서 기습시위를 진행했다. 사다리를 설치한 뒤, 사다리와 몸을 쇠사슬로 연결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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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사무국장은 “우리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당당하게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장애인은 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느냐”고 개탄했다.

기습시위는 20여분이 지나 경찰에 의해 철회, 보도에 옮겨져 경찰들 속에서 3시간여만에 풀려났다.

한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420공동투쟁단 및 참가단체는 오후 5시경 복지부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이날 행진에 대해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미리 밝힌 상태로 보도 등을 봉쇄했다. 420공동투쟁단 및 참가단체는 경찰과의 대치, 그 결과 경찰은 ‘막고 터주기’식으로 참가자 3~4명씩 일정한 간격을 두고 행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전동휠체어가 망가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420공동투쟁단 및 참가단체는 오후 7시경 복지부 앞에 도착해 정리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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