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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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몸보다 ‘남자’라는 영혼의 모습을 따라나선 세 성전환남성(FTM) 종우, 무지, 명진.

다큐멘터리 ‘3xFTM’은 “엄마 뱃속부터 남자였고, 남자로 보여야 했고, 남자가 돼야 했던” 세 사람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준다.

태어날 때부터 남자였다는 종우는 더운 여름이 오기 전에 얼음조끼를 사러 시장에 간다. 뙤약볕 아래 오토바이를 타야 하는 그에게 가슴 압박붕대로 인한 더위를 식혀줄 얼음조끼는 여름 필수품이다.

남자들끼리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터프가이 무지는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가슴 절제수술을 마치고 벅차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는 평생 처음으로 웃통을 벗어 던지고 남성으로서의 가슴을 당당히 공개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보다 ‘나다운’ 모습으로 살기 위해 성별변경을 감행한 명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에서 ‘1’로 바뀌어 ‘남자’로 인정받게 되됐지만,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삶은 그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다. 여중·고라는 딱지 때문에 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군대 신체검사에서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사회적 편견 속에 고단함도 있지만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기에 행복하다는 세 청년이 관객을 찾아간다.

남성과 여성, 생물학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여성성’과 ‘남성성’을 가지고 있다.
남자지만 여자보다 더 여자답고, 여자지만 남자보다 더 남자다운 현상은 너무나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부엌 출입을 금기하다시피 했던 남자들이, 직접 주방도구를 들고 요리를 하기까지 한다. 역할의 경계는 무너졌고, 사람들은 더 많은 개성과 자아를 지니게 됐다.

하지만 ‘근대’는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화장하는 남자가 치마 입는 남자를 ‘남자답지 못하다’는 눈길로 본다. 본래 눈물이 샘솟는 사람이, 남자라는 이유로 ‘눈물’을 참는 경우가 많다. 여자가 짧은 머리, 화장하지 않은 얼굴, 팔자 걸음걸이를 하면 개인취향이 아닌 ‘동성애’가 된다.

성전환과 커밍아웃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는다. 그들의 삶을 통해 ‘근대’의 편견과 억압, 강박관념에 짓눌린 우리의 양성(兩性)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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