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올해 완공을 목표로 발표한 불당대로 원형 보도육교 조감도  ⓒ2009 welfarenews
▲ 천안시가 올해 완공을 목표로 발표한 불당대로 원형 보도육교 조감도 ⓒ2009 welfarenews
천안시는 서북구 불당대로 네거리에 길이 206m 폭 4.5m 규모의 원형 경관보도육교를 이달 말 착공, 연말에 완공할 예정이다.

천안시에 따르면 이 육교는 불당대로의 교통체증 해소와 함께 보행자의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한편 원형 보도육교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해 경사로가 설치된다고 밝혔다.

천안시의 불당대로 원형 보도육교가 이달 말 착공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남장애인단체연합회(이하 충장연)가 경사로가 아닌 엘리베이터 설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 앞으로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충장연은 성명서에서 1구간의 길이가 67m나 되는 데도 불구하고 4구의 긴 동선을 경사로로 설치하는 것은“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의 교통약자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이는“인간 중심이 아닌 차량 중심의 발상에서 비롯된 교통체계로써 천안시는 과연 차와 사람 가운데 무엇을 존중할 것인가를 반문하고”엘리베이터 없는 육교건설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충장연은 또한“육교가 건설되면 주민과 통학생, 도서관 이용자들이 교통사고 위험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천안시의 발표와는 달리 이번에 설치되는 원형 육교 경사로의 경우 총 270m에 가까운 긴 동선으로 설계돼 있어, 눈이나 비가 내리면 미끄러움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장애인과 노약자 및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은 육교 아래로 목숨을 담보로 한 무단횡단이 늘어나 오히려 교통사고가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부산시를 비롯해 대구, 경기, 서울, 광주, 울산, 대전 등 지자체들이 기존의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 설치에 예산을 투자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충장연은 부산시는 지난 2005년부터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자 중심의 거리 만들기에 나서 그동안 육교 21개를 철거해 횡단보도를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26개의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조성하여 사람 위주의 거리로 변모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이밖에도 교차로의 횡단보도는 대각선으로 설치해 보행자가 2~3차에 걸쳐 통과하는 불편을 없애고 위험지역에는 횡단보도의 높이를 보도에 맞춘 험프(hump)형으로 설치해 차량의 과속 방지와 함께 보행자 중심의 교통정책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부득이 설치한 육교는 반드시 엘리베이터를 병행설치하고 있다며, 대구시 역시 강촌육교 밑 화랑로는 하루 1만 여 명이 왕복 10차선을 무단횡단 하는 곳 이였는데. 처음에는 육교를 오르내리기가 어려운 이동약자인 노인들이 주류였으나 점차 시민 대다수가 무단횡단을 하면서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지난해 말 엘리베이터 설치 이후 단 한 건의 교통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성명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천안시내 17곳의 육교 가운데 경사로나 승강기가 설치된 것은 6곳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승강기 설치는 단 2곳뿐이라고 밝히고. 타 시·도에서는 보행자를 위해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건설하는 인간 중심의 교통 환경을 만들고 있는데 반해 천안시의 교통행정은 안정성과 편의성을 망각하고 시대의 흐름과 요구를 파악하지 못한 채 거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장연은 성명서를 통해 차량 위주로 된 교통정책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천안시에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이를 위해 첫째, 보행자를 존중하지 않는 육교 건설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철거할 것을 제안했다, 이 경우에도 보행자 통행의 연속성와 편리한 이동을 위해 험프형 횡단보도로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을 과감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육교 설치가 불가피할 경우 엘리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촉구했다. 천안시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진정성만 있다면 잦은 보도블록 교체로 인한 혈세를 낭비하는 대신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육교부터 연차적으로 철거하거나 엘리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천안시청 자유게시판에는 천안시의 이 같은 결정에 항의 및 비난하는 글이 쏟아져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이번 공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시판 글 가운데“전경아”라고 밝힌 작성자는“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천안시.. 정말 실망스럽니다. 자신의 가족이 교통약자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그런 조감도가 나올 수 있을까요?? 비장애인이 힘들면 장애인은 10배로 더 힘듭니다. 눈에 보이는 정책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펴 주세요”라고 비난 반, 호소 반의 글을 올렸다.

대전·충남 황 기 연 기자. hky2379@hanmail.net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