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생활의 핵심은 무엇일까? 물론 대부분 직장 생활일 것이다. 부부들도 주말을 제외하고(간혹 주말에 일하러 간다면 이 명제는 맞지 않겠지만...)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요즘 혼자 사는 싱글족들이 늘다보니 인터넷 동호회가 또 다른 화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친하게 지내는 한 친구 녀석이 몇 년 전부터 캠핑에 맛들이더니 지금은 온 캠핑 동호회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 중이다. 며칠 전 이 친구와 술 한잔을 하게 됐다. 술자리에서도 역시 캠핑 예찬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던 중 눈여겨보는 한 여자 회원 얘기를 꺼내는 것이다. 이 여자 회원의 특기는 번개나 캠핑 때 처음 가는 곳이라도 기가 막히게 화장실을 찾는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여자들이라 화장실 문제가 가장 거북한 것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도 명색이 친구가 한의원 원장이고 클리닉 중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란 골치 아픈 질환을 치료하고 있으니 자기도 모르게 의심(?)이 든다며... 좀 더 술잔을 기울이다 그 여자 회원한테 마음 있는 것을 알아채고 노총각 장가보내기 작전을 위해 그 여자 회원 진찰을 해 주겠다고 인심한번 쓰기로 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변비로 계속 고생하다 어느 순간 시도때도 없는 설사가 찾아오고... 이 질환에 걸리면 증상의 고통보다 일상생활의 짜증때문에 더 힘들어하게 된다. 보통 화장실을 가야 하는 반응이 찾아오면 어느 정도 참을 수도 있지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 때문에 찾아오는 화장실 신호는 도를 넘게 된다.

최악의 고통이라는 설사가 찾아온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당신은 사람들과 모여 있거나 또는 당장 움직일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 고통은 힘들다 못해 끔찍할 것이다. 아랫배에서는 장마 때 비가 많이 와 당장이라도 넘칠 저수지 마냥 요동을 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인 화장실이 없으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들의 습관 중 하나가 어디를 가던지 우선 화장실부터 찾아내는 신통함이 있다. 갑자기 찾아오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보금자리를 찾는 마냥 화장실의 위치부터 파악하고 그 다음 행동을 하는 것이다.

혹시 지금 주변의 화장실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지 않는지 스스로 한번 생각해 보자. 단지 지금 급해서가 아니라 평소 기습폭우처럼 쏟아지는 아랫배의 고통에 대비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이런 행동을 했다면? 백프롭니다~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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