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피(TOFI·Thin on the Outside, Fat on the Inside)’란 단어가 있다. 몸은 날씬한데 내장지방으로 속이 뚱뚱한 사람, 일명 ‘마른 비만’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이런 마른 비만은 운동이 부족하거나 폭식과 과음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팔다리는 가는 반면 윗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형이 대표적이어서 ‘거미형 비만’ 또는 ‘내장비만’이라고 불린다.

운동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미용에만 신경 쓰는 성인 여성과 배가 불룩 나온 성인 남성 대부분의 뱃속에는 내장지방이 잔뜩 끼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내장지방이란 우리가 쓰다 남은 더러운 기름때가 몸에 쌓여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쉽다. 이러한 내장지방이 심각한 이유는 외형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으나 온갖 독소를 생산해내어 건강을 해친다는데 있다.

한여름 쓰레기더미에서 심한 악취나 가스가 발생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내 몸 안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람의 소화기관은 입에서 항문까지 하나의 파이프같이 빈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빈 공간에 쓰레기가 잔득 쌓여 부패되어 가고 있으니, 그런 사람의 방귀나 변에서 냄새가 심한 것과 입냄새가 심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이렇게 부패과정에서 발생한 독소가 소화관에만 있어도 다행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독소는 다시 장점막을 통해 혈관으로 들어가 전신으로 펴져 간다. 그리하여 정상적인 신체의 경우 해독작용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이 되지만, 해독능력이 떨어져 있는 신체의 경우 몸 속 구석구석 쌓이게 된다.

이러한 독소들이 장(腸)을 침범하면 변비가 생기고, 가스가 차며, 방귀 냄새가 심해진다. 간(肝)에 영향을 주면 약하게는 배가 빵빵해지거나 속이 메스껍고 더부룩한 느낌을 들게 하며, 점차 지방간, 간염, 간기능 저하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신장의 경우에는 소변을 뿌옇게 하고 냄새가 심해지게 하며, 시원치 않게 한다.

혈관에 쌓이게 되면 어떨까? 혈관을 좁게 하여 혈액순환을 막아 손발이 저리고 붓게 되는 증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가중시킨다. 림프계를 침범하면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몸을 잘 붓게 한다. 그 외에도 독소는 신체 각 장기 구석구석 쌓여 몸을 녹슬어 가게 한다. 특히 피부에 독소가 누적되었을 경우에는 피부가 건조해질 뿐 아니라, 여드름, 기미, 가려움증,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잘 걸리게 된다.
 
한의학의 진단법 중에는 망진법(望診法)이라는 것이 있다. 인체 외부에 들어난 사실들을 참고로 하여, 내부의 병증(病症)을 진단해 내는 방법이다. 즉, 피부의 상태나 대소변의 색깔과 냄새, 그리고 얼굴의 형태 등을 보고 그 사람이 지금 어디가 불편한지 알아보는 진단법이다.

‘有諸內必形之外(유제내필형지외 : 몸 안의 사정은 반드시 밖에 들어난다)’ 란 말은 외양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는 것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시사해 준다.
자향미한의원 박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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