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들었어요’ 또는 ‘담 결린 거 같아요’라는 말은 한의원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원래 담(痰)의 의미는 매우 넓은 편이지만, 환자들은 주로 ‘근육통’이나 ‘찌르는 듯한 자통(刺痛)을 동반하는 움직임의 제한’ 정도의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담’이라는 단어는 한의학에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그 범위가 넓어 자칫 잘못 전달되거나 이해되기 쉽다.

담은 한의학 내에서는 ‘담음(痰飮)’이라는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를 나누어 ‘담’과 ‘음’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개념과 쓰임은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전문적인 내용으로 세세한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우선 담(痰)은, 객담(喀痰)과 같이 ‘가래’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가래의 담도 담의 일종이지만 한의학에서의 용례는 더욱 넓다. 담을 정의하자면 ‘몸 안에서 남아도는 물이 열을 받아 뭉친 것’ 정도가 될 것이다. 이렇게 뭉친 물기가 몸의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가래가 되기도 하고 근육통을 일으키기도 하며 소화장애, 감정이나 정서상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 몸은 대부분이 물로 되어 있다는 것은 모두들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물의 대사(代謝)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물의 섭취와 흡수, 분포와 순환, 정화와 배설 등 우리 몸과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러한 일련의 대사과정 중에서 물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분포가 원활하지 못하거나 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배설이 되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몸에 물이 고이게 되면 이런 것들이 부종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고인 물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지 않고 오래 고여 체온이나 다른 화열(火熱)의 작용을 받아 끈적거리는 상태가 된 것을 ‘담’이라고 하는데 이 담은 자체가 수액대사의 문제가 일으키는 산물이기도 하지만 담이 다시 몸에 영향을 미쳐 다른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생긴 담이 피부나 근육에 있으면 제어(題語)와 같은 담결리는 증상과 같이 뻐근하고 무겁고 아프다. 또 담이 인후나 폐 쪽에 있으면 끈적거리는 ‘가래’가 되고 담이 ‘비위(脾胃 : 비장, 위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소화기 전체를 가리킨다)’에 있으면 소화가 안 되고 미식거리며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담이 머리나 정신기능을 관장하는 장부(臟腑)에 고이게 되면 실성하거나 중풍같이 정신이 혼미해진다. 또 담은 여러 곳에 고여서 기의 소통을 방해하여 통증을 잘 유발하는데 특히 여성의 경우 자궁 쪽에 고여 생리통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생성되는 기전이 넓고 광범위하게 작용을 하다 보니 옛 의가(醫家)들이 ‘병이 열 개라면 그 중 아홉은 담이다(十病九痰)’, ‘모든 병은 담에서 생긴다(百病皆生於痰)’라고 하여 담을 병의 중요한 원인과 결과로 보았다.

우선 담이 잘 생기는 체질은 마른 사람보다는 체격이나 살집이 있는 편이고 잘 붓는 편이며 갈증여부, 땀이나 소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그리 살이 많지 않더라도 갑자기 체중이 불었거나 여름과 같이 수분섭취가 많은 계절에 오기가 쉽고 팔다리가 잘 저리거나 손발이 찬 것과 같이 순환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당연히 담이 오기 쉽고, 얼굴에서는 눈 밑에 거무튀튀한 다크써클이 있는 것도 담음의 증거이다. 그리고 담음의 여부는 혀에 잘 드러나는데 혀에 백태가 두텁게 잘 끼는 경우, 몸이 차거나 습한 경우로 담의 병이 오기 쉽다.

현대의학으로 볼 때는 아토피와 같은 알러지, 동맥경화, 중풍, 비만, 각종 통증, 소화기 장애 등이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담음은 아주 오랜 기간 이론이 형성되고 중요한 개념으로 그 내용이 아주 풍부하다. 지면을 통해 개괄적인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구체적인 치료나 전문적인 내용은 상담을 통하여 다스려야 할 것이다.

자향한의원 거제점 이상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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