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건강에 가장 나쁜 것은 열사로 인한 질병과 식중독과 같은 먹거리, 전염병 등이다. 하지만 여기에 과한 냉방 때문에 생기는 냉방병도 추가해야 한다.

특히나 과음 때문에 일어나는 숙취는 찬바람 속에서 그 강도가 더 강해진다. 여름철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놓으면 숙취로 인한 증상은 그 만큼 더 커진다.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신체 건강을 지키고 숙취의 고통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 술 먹은 다음날, 에어컨 앞에만 서면 머리가 띵~

일반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여름철 술 소비량이 매우 큰 편이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지에서의 과음과 함께 직장인들은 퇴근 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더위와 스트레스를 푼다. 또 퇴근 후 집에서 가볍게 캔맥주 몇 개와 과일을 먹는 것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면서 딱 한잔 생각나게 하는 행동.

하지만 더위를 쫓는다는 생각에 시원한 맥주를 찾는 것은 나무 위에서 생선을 찾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술은 일반적으로 몸 안에서 열량을 높이기 때문에 당장은 시원할지 몰라도 몸을 덥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덥다 보니 계속해서 시원한 술을 찾게 되는 것이고 또, 감성을 둔화시켜 폭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술 한 잔 한 뒤 다음 날 따라오는 숙취에는 여러 가지 증상이 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부터 울렁거리는 속 때문에 고생하는 속쓰림, 급격한 피로 등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다. 이런 증상이 한꺼번에 찾아와 힘들어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또한 숙취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대응하는 순서도 대부분 일정하다.

오전 내내 고생하다 점심때 해장국 한 그릇으로 숙취를 달랜 뒤 오후 내내 밀려오는 졸음과 피로 속을 헤매게 된다. 퇴근해서는 며칠 동안 잠을 못 잔 사람처럼 쓰러져 잠을 청하게 된다. 가끔은 윗사람 몰래 사우나로 피신하는 과감성도 발휘한다. 그리고 여름이면 술 깨는 속도가 좀 더 늦어진다. 과도한 냉방이 바로 그 주요 원인이다.

간혹 ‘술 깰 때 찬바람이 좋은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외부와 심한 온도차를 만들어내는 과도한 냉방은 얘기가 다르다. 심한 냉방으로 생기는 증상 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면역성을 떨어뜨리는 것과 심한 피로감이다.

전문의들은 과도한 냉방으로 사람 몸의 기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음주로 생기는 숙취는 간 건강이 그 만큼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여름철 과도한 음주는 외부 인위적으로 생기는 요인과 겹쳐 간 건강을 저하시키는 악영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 숙취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간 건강을 의심해야…

숙취 증상이 예전 같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 ‘미치겠다’란 말 보다는 사실 간 건강이 더 나빠지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위험도 있다. 또, 여름 더운 날씨에 몸이 쉽게 지쳐 생기는 것으로만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여름철 외부적인 요소로 숙취가 심해지는 것은 간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냥 무심코 지나칠 것이 아니라 한번 정도 간 건강 상태가 나빠졌는지에 대해 의심을 해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숙취에서 해방되고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그 중 금주는 기본 중의 기본.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한번 음주 후 사흘 정도 절주를 해야 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해 알코올이 잘 빠져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식단은 저 칼로리, 저지방 중심으로 짜고 고기보다는 신선한 채소가 좋다. 예방에 좋은 음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섬유질이 풍부한 채식 위주의 식단과 칡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예방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문의의 지침을 받아 섭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의 경우 숙취로 생기는 지방간은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과 애주가들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이 사람들은 ‘습열(濕熱)’이라 부르는 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기운이 몸 안에서 발생해 나쁜 영향을 준다. 쉽게 말해 기름진 음식과 술은 간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되도록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술과 기름진 음식은 간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피하고, 치료는 바로 습열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처방은 소변을 잘 보게 하고, 몸에서 땀이 나게 해 습열을 체외로 나가게 한다.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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