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 1급, 사회복지를 공부해 나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꿈이 짓밟힌 사건이 벌어져 주위사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송(뇌병변장애 1급)모씨는 A대학 사회복지과에 지원, 합격통보를 받았으나 편의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입학하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송씨의 누나에 따르면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A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을 지원해 합격 통지를 받았다. 타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통학이 어려워 기숙사를 신청했고,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장치와 편의시설 여부를 학교 측에 요청하자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면접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송씨의 장애여부를 모르고 있던 A대학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편의시설 미비 등을 이야기하며 입학포기를 종용했다는 것.

송씨 누나는 “A대학 측은 ‘현재 학교에 장애인 편의시설 준비가 미흡하다. 수업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생활을 지원하지는 못한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이후 A대학 사회복지학과장과 장애인 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동생과 아버지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와 ‘타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내년에 재입학을 하라.’며 포기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자 송씨와 가족들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이하 인권센터)를 찾아 이 사실을 알렸고, 인권센터 측은 교육과학기술부에 이 사건을 알리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특수교육과 박해룡 교육연구사는 “입학과정에서 장애학생의 입학을 거부했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위반하는 사항이다.”며 “A대학 측에 전화를 걸어 입학 거부 사실을 확인했으나, A대학 측은 ‘거부가 아닌 상황 설명’이라고 해명해 관계 법령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과 다시 한 번 대화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A대학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입시홍보처에 문의했으나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행정지원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입시홍보처는 이 사실을 모르고 담당학과인 사회복지과와 장애인지원센터, 행정지원처에서만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학교 측에서는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만 설명했을 뿐 입학을 거부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송씨가 대학생활에서 겪을 불편함을 고려해 내년에 재입학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송씨가 저소득 특별전형으로 입학했기 때문에 장애여부에 대해 알지 못했고, 입학을 불과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시설을 확충하기는 역부족이었다.”며 “지난해 2학기부터 관련부처의 공문 지시에 따라 장애인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올해 여름방학 중 엘리베이터를 확충하고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 입학식을 앞둔 지날 2일, 송씨는 눈물을 머금고 입학을 취소했다. 송씨의 누나는 “동생은 불편한 환경과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대학에 꼭 가고 싶어 했으나 대학에 간다 한 들 대학생활이 불가능하기에 고민하다 결국 포기했다. 동생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답답했겠나. 동생이 스스로의 권익을 찾고자 했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등 환경이 뒷받침 해주지 못해 포기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분통을 터뜨렸으나 이후 ‘대학 등록을 취소한 마당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을 끊었다.

장애계 단체 한 관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대학입학을 선택한 학생에게 학교 측은 행정적인 단어를 동원해 ‘불편함을 설명했다’고 해명했으나 받아들이는 송씨 입장에선 ‘입학거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테고, 결국 미래의 꿈을 잔인하게 짓밟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장애인 취업활성화를 통해 복지수준을 향상시키겠다고 이야기하지만 ‘편의시설 부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공부할 기회를 잃어 취업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면 누가 책임지겠는가.”라며 “송씨가 입학을 취소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지원받을 방안은 이미 사라졌으나 또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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