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 비만·고도비만률 가장 높은 장애유형은 정신장애

‘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지난 23일 서울시 여의도에 위치한 이룸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취약계층일수록 건강검진을 더 많이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가건강검진 대상 장애인 중 23.7%만이 수검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에 따르면 현재 장애인의 주요 건강문제는 질병(고혈압, 골관절염, 뇌졸중, 당뇨병, 요통), 감정적인 것, 불면증, 운동 등 비장애인과 굉장히 닮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같은 외래 진료 민감 질환은 조기 진단 및 치료하면 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검률로 인해 결국 입원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가 비장애인 보다 1.7배~2.23배 많다는 것.
 
수검률이 가장 낮은 장애유형은 뇌병변장애(43.3%)와 신장장애(35.1%)였으며, 특히 중증장애인의 수검률이 가장 낮았다.
 
조 교수는 장애유형에 따른 검진 항목 및 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에 의료계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염두 하지 않았던 현상이 벌어지면서, 의사는 장애인이 장애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을 찾아오면 ‘비장애인과 같은 처방을 해야 할지, 다른 처방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며 “한 가지 예를 들어 키와 몸무게로 측정하는 비만도의 경우, 지체장애인이나 절단장애인은 기존의 측정 기준으로는 적합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의료계는 이런 경우 어떤 기준을 갖고 측정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연구소 박종헌 교수는 장애인의 비만·고도비만률이 비장애인보다 높으며 그 차이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비만률이 높은 장애유형은 정신장애, 지체(하지)장애, 지체(척추)장애, 간질장애 순이었다. 고도비만률 역시 정신장애가 가장 높았으며, 자폐성장애와 지체(상지)장애가 그 뒤를 이었다.
 
정신장애의 비만·고도비만률은 다른 장애유형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초점그룹인터뷰를 참고했을 때 이는 정신과 약물 복용으로 인한 멍해지는 등 몸의 반응, 또는 폐쇄병동에서 제한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특이사항으로는 장애등급별 비만률에서는 중증보다 경증이 더 비만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라며 “이는 중증장애인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비만관리 및 예방을 위한 방안으로 ▲의료기관의 경제적·실질적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인의 수가를 제공하는 등의 방안 모색 ▲장애인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및 이용 바우처 제공 ▲복지시설에서 비만캠프 등 프로그램 운영 ▲중증재가장애인을 위한 방문서비스 및 동영상·비디오 등 교육 자료 배포 등을 제시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은 “중증재가장애인에 대한 정기검진제도와 사후관리의 법제화가 요구된다.”며 “지역 보건소를 거점 병원으로 키워서 매년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박창규 사무관은 “국민건강증진계획수립에는 2020년까지 국민건강증진계획을 위해 추진해야 할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이번에는 3차 종합계획으로 기존까지는 장애인과 관련된 분과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인구집단별 건강관리를 설정하는 데 있어 장애인 분과가 추가돼 만들어지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실질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관은 “건강관리서비스법(손숙미 국회의원안)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소득층에 대한 바우처 지급 등 건강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기초생활수급자도 일반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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