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칼럼
챔피언은 부모가 모두 청각장애인이었어요. 그래서 2살 때부터 수화로 의사소통을 했다고 해요. 챔피언은 꿈이 뮤지컬 배우였기 때문에 20대 초반에 브로드웨이로 갔습니다. 그는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봤지만, 그에게 들어온 제안은 무대 위의 배우가 아닌 무대 아래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화통역을 하는 일이었어요. 배우로서의 자질이 있는데다 수화를 청각장애인 당사자 못지않게 잘하기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 것인데요. 챔피언은 청각장애인부모를 생각하며 그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챔피언은 무대 아래를 30년 동안 지켜왔어요. 청각장애인 관객이 할인 가격으로 정기적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앨런 챔피언이었다고 해요. 그는 100편이 넘는 뮤지컬 수화통역을 하면서 수화 뮤지컬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앨런 챔피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앨런 챔피언의 업적을 기렸으면 합니다.
또 한명의 진정한 예술인을 소개합니다. 작곡가의 꿈을 가진 한 뇌성마비 청년이 불편한 몸으로 건반과 마우스를 이용해서 혼자 음악 작업을 하는 모습이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누리꾼들을 감동시켰었는데요. 그 청년의 꿈을 실현시켜주기 위해 많은 음악인들이 나섰다고 해요.
이 청년은 이정민 씨인데요. 뇌성마비 1급 장애로 언어장애도 있고 건반을 누르는 데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의 음반 발매를 돕기 위해 많은 음악동지들이 나섰는데요. 이정민 씨는 자신을 장애인 작곡가가 아니라 작곡가인데 장애가 있는 거라며, 작곡을 먼저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해줬었어요.
이 바람은 모든 장애인의 소망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