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외국의 수탈과 침입을 유달리 많이 받은 민족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손실이 문화유산을 빼앗겼으며, 많은 문화재들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우리의 외규장각 도서가 145년 만에 프랑스로부터 돌아오게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참으로 기뻤다. 하지만 분명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환수되는 것이 아니라 ‘대여’ 라는 형식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 6월 11일 반환된 8점의 문화재중 하나이다. 조선왕조실록과 더불어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의궤'이다.
▲ 6월 11일 반환된 8점의 문화재중 하나이다. 조선왕조실록과 더불어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의궤'이다.
물론 그 도서가 지금 현재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우리에게서 (프랑스 병인양요 때) 약탈해 갔던 유산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분명 대여가 아닌 환수를 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많은 제약과 여러 가지 명분 속에 일단 환수가 아닌 대여라는 불완전한 형태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약탈된 우리의 문화재를 생각하게 됐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해외로 반출된 우리의 문화유산의 실태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불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의 경우 그 유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환수 운동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소중한 우리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유네스코의 문화재반환촉진정부간위원회회의에서는 ‘불법적으로 약탈한 문화재는 원소유국에 반환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는 남의 나라에 있는 문화재가 약탈에 의한 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으며, 명백한 약탈이라 하더라도 국제법상 강제로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말 그대로 결의에 불과할 뿐 실질적 효력은 없다.

이처럼 불법적으로 약탈되었다고 하더라도 입증할 방법이 쉽지 않고 그리고 문화재를 돌려 받는 과정에서 국가 간 외교 마찰이 발생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기 는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므로 외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해서는 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차원의 환수 운동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이천 시민들이 일제에 의해 강제 반출되어 일본 도쿄 오쿠라슈코칸 사설박물관 건물 뒤뜰에 세워져 있는 이천향교 오층석탑의 반환을 위해 범시민운동을 벌여왔다. 이 탑은 일제 강점기에 총독부가 경복궁에서 개최한 조선물산공진회(박람회)의 야외전시장을 장식하기 위해서 이천에서 일시 옮겼으나, 당시 일본 재계의 거물이었던 오쿠라가 총독부의 형식적인 승인을 받아 일본으로 반출해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지게 됐던 것이다.

이천향교 오층석탑은 고려시대의 것으로 훼손된 곳이 별로 없으며 조형미가 뛰어난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석탑의 존재가 알려진 뒤 이천 시민들은 이를 되찾기 위한 범시민운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 등 이의 반환을 끈질기게 요구해온 결과 소유주가 정부의 합의를 전제로 이의 반환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석탑을 돌려받기까지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 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기까지 이천 시민들의 반환 노력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석탑이 돌아온다면 무려 80년 만에 고향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끊임없는 설득과 반환 운동을 통하여 우리의 빛나는 문화재들이 제자리에 돌아 올 수 있도록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앞으로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