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복지시론】

최근 미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 국가 경제지표가 한 단계 하향 조정됐는가 하면, 미국 경제로 인해 세계 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미국의 국가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 경쟁력을 여전히 우위로 측정하는 데는 여전히 미국의 대학의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미국은 국가 정책에 인재양성을 우선 기조로 삼고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은 장학재단을 활성화시키고 발전시켜 놓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더해가는 주장입니다.

한 예로 휠체어에 의존해 공부하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장학재단이 있습니다. 휠체어 장학재단(Chair Scholars)이 바로 그 곳입니다. 이 장학재단에는 대학 예비 입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학생의 선발 기준은 피부 색깔이나 종족, 국적과는 전혀 상관없이 단지 대학 입학허가서를 받은 예비 대학생 가운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면 누구나 가능 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장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입니다. 장학생을 신청하는 장애인은 ‘자기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또 재정적 지원이 꼭 필요한 사유를 500자 이내로 기술한 자기소개서를 보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대학 졸업 때까지 4년간 학비 전액과 생활비 실비 수준을 지원받습니다.

물론 미국에서의 장학제도는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 대학마다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장애유형별로 장학재단도 별도로 만들어져 있고,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구비 돼 있습니다. 정부 당국에서도 장애인 장학금 지원을 예산 편성해 우선시 해놓은 것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선진국 20개국의 의장국이 된 것은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는 새로운 경제부국으로 부상돼는 것도 인재양성 정책이 주요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열을 높이 칭송했듯이, 우리네 인재육성에 대한 열과 성은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각인 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장학재단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운영을 대행하고 있는 쌍용곰두리장학금이 있지만, 장학생을 선발해 1년에 한정해 지급하고 있습니다. 마담포라에서 후원하고, 사회복지법인 사랑의 날개에서 지급하고 있는 장학금 또한 한 번에 걸쳐서 지원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장학재단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장애 인력으로 만들고, 육성·발전시키는 인재정책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될 정책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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