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 출범 결의대회 개최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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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 확대 및 권리 보장을 위해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발달장애 관련 4개 단체가 공동으로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이하 발제련)를 결성, 22일 종로 보신각에서 출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2,000여명이 모인가운데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의 발달장애인 부모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참가해 발제련의 출범을 선포하고, 발달장애인법의 필요성을 알리며 ‘발달장애인법 제정’ 투쟁을 선언했다.

발제련은 “지적장애 및 자폐성장애와 지적장애를 동반한 뇌성마비장애 등 발달장애인은 학대, 성적 착취, 경제적 착취, 법적권리 침해, 인권침해 등에 있어 다른 장애유형이나 비장애인에 비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모든 사회 영역에서 취약함에도 장애인 관련 법률 및 장애인 정책은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장 및 사회적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규정을 포함하지 않고,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요구가 반영돼 있지 않다.”며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전반적인 복지 지원 체계를 보장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하며 사회구성원이자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제련 공동대표 노익상 회장(한국장애인부모회)은 여는 발언을 통해 “머릿속 세포가 덜 자라거나 성장이 늦은 아이들을 낳은 우리가 잘못인가? 그것이 아이들의 잘못인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더욱이 아이들의 잘못도 아니다.”며 “풀뿌리하나도 삶의 권리가 있다. 우리도 삶의 권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권리를 포기하고 살았다. 우리의 탓인 줄 알고 살았다. 우리 함께 ‘발달장애인법’을 만들어 우리의 권리를 되찾자.”고 강조했다.

김원경 회장(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은 “지적장애인이나 자폐성장애인도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다.”며 “발달장애인의 등급은 발달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력으로 판단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내는 세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발달장애인 누구든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법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외쳤다.

윤종술 회장(전국장애인부모연대)은 “오늘 이 자리에 왜 나왔나. 우리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하러 왔다. 우리 아이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오늘 출발하는 날이다. 우리아이들이 지역사회에 살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새누리당 이정선 의원은 “자기 스스로 결정권을 갖고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며, 통합진보당 곽정숙 의원은 “장애등급은 더 지원하고, 장애의 벽을 없애기 위해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최소한으로 지원하기 위해 1~6급을 만들어 장애유형과 상관없이 지원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장애인복지가 될 수 있도록 장애 등급을 없애고, 보편적 복지로 추가비용·지원이 최소한의 지원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이 만들어졌다. 이후 30년의 세월을 지나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어디에 있었나? 모두 ‘감옥’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복지’를 말했지만, 가짜 복지였다. 철저하게 ‘시혜와 동정의 감옥’에 살게 만들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만날 외쳐야 하나?”며 “부양의무자기준, 장애등급제 등 모두 폐지해서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진짜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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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당사자도 직접 발언대에 올랐다.

서울 강북구 발달장애인기업 함께웃는가게 조영조 교육생은 “발달장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도, 할 것도 없는 왕따.”라며 “발달장애인은 일 할 곳이 마땅치 않다. 발달장애인법이 꼭 만들어져 발달장애인도 차별받지 않고 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북도 청주시 직지드림플러스 보호작업장에서 활동하는 정선영 씨는 “발달장애인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법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우리를 가족이 보호해 주지 않아도 나라가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들었다. 나는 혼자 버스를 타고 작업장을 가고, 친구들과 쉬는 날 영화도 보러 간다. 그런데 왜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나쁜 사람들 때문에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엄마·아빠가 걱정하지 않고, 나도 엄마·아빠와 선생님이 보호해 주지 않아도 혼자 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언에 이어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소망을 담은 2,000여 장의 종이비행기 날리기와 발달장애인 1만인 선언단 대형 모금함 채우기 등의 퍼포먼스가 이어졌으며, 발달장애인 당사자 균도와 아버지 이진섭 씨는 출범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앞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행사가 마무리 됐다.

발제련은 출범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우리가 국가에 대해 우리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는 만큼 국가는 그리고 정부는 우리가 낸 세금을 발달장애인을 위해 쓰라는 것.”이라며 “발달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후 시설이나 집안에 박혀서 남은 인생을 무의미하게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며 최대한 독립적이고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출범행사에 이어 발제련은 발달장애인법안 성안을 위한 법제위 운영, 발달장애인법안에 대한 지역별 설명회 및 간담회 개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총선 및 대선에 각 정당의 주요 공약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선거 대응 활동, 지역별 발달장애인법 제정 및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활동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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