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을 사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한 매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지난 2009년 김제동을 비롯한 연예인들에게 사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매체가 단독으로 입수했다는 문건에 따르면 ‘특정 연예인’ 명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에는 ‘2009년 9월 1일~10월 31일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에 한시적인 연예인 기획사 관련 비리수사 전담팀 발족, 보고자는 민정수석실 요청으로 수사팀 파견’이라고 적혀 있으며, ‘연예인 기획사 비리사건 수사진행 중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단독 면담, 특정 연예인에 대한 수사 하명을 받아 이들에 대해서는 기존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와 별도로 단독으로 내사 진행’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9년 방송인 김제동의 방송프로그램 하차와 관련된 매스컴과 인터넷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좌파연예인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됨에 따라 더 이상 특정 연예인에 대한 비리 수사가 계속될 경우 자칫 좌파 연예인에 대한 표적수사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09년 김제동, 윤도현 등이 소속돼 있는 ‘다음기획’을 첫 대상으로 삼아 기획사 대표를 소환 조사해 표적수사 논란이 일었던 바 있으며, 이후 김제동은 4년 동안 진행해 온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이와 관련해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는 2일 자신의 트위터(@tak0518)를 통해 “김제동 사찰건은 진실일겁니다. 국정원 직원이 직접 김제동을 만나기까지 했고, 여러 경로로 김제동에게 자중(?)하길 권했었으니까…….”라는 글을 남겼으며, 이로 인해 방송인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 등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진보 성향의 연예인들 또한 사찰 대상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문건 공개와 관련해 2일 논평을 내고 “이번 김제동 씨 사찰 건은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이 민간인을 넘어 연예인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 무차별적으로 이뤄졌음이 확인된 것으로, MB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추악한 정권의 ‘쌩얼’이 그대로 드러난 사상초유의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