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필요부분 달라… 보완할 부분 찾아야

국내 최초로 일반영화 버전과 배리어프리영화 버전이 동시에 개봉한 영화 ‘마이 백페이지’가 지난 달 31일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상영회를 개최했다.

이번 상영회에는 ‘마이 백 페이지’의 한국어 배리어프리 버전 제작을 지원한 스미토모상사 한국지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데프디자인클럽의 시청각장애인들과 함께 ‘마이 백 페이지’ 배리어프리영화 버전을 관람했다.

‘마이 백페이지’ 배리어프리영화 버전은 ‘거울 속으로’ 김성호 감독 연출과 한효주 음성해설, 배우 김동욱, 서준영, 유다인 등이 성우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을 들었다.

이날 상영회에서 영화를 관람한 시청각장애인들은 영화가 끝난 후 진행된 감독과의 시간에 구체적인 소감을 이야기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장애여성어울림센터 전인옥 센터장은 “좋은 시간이었다. 대사가 많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이 즐겁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목소리 재능기부한 성우들 중 배우들은 연기를 참 잘 해서 집중할 수 있었지만, 해설자는 감정을 좀 더 배제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어두운 톤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 그 때문에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가 더 어둡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한국농아청년회 부회장 박영진(청각장애 2급)씨는 “평소 배리어프리 영화에 대해 이야기만 듣다가 같은 농인 친구들과 함께 보러 왔다. 자막이 나오는 것도 편하고 효과음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줘서 상황을 알 수 있어 편했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다만 자막의 위치가 너무 위에 있어 배우 얼굴까지 가리기도 했고,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화면해설이 동시에 나왔기 때문에 보청기를 이용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농인들은 화면 해설 소리와 대사 자막이 겹칠 때 약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이 백페이지’의 배리어프리 버전을 연출한 김성호 감독은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함께 보는 영화이다보니 각각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오히려 서로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리어프리영화설립추진위원회 이은경 대표이사는 “앞으로 장애인단체, 멀티플렉스 극장 등과 협력해 매해 15편 이상씩의 배리어프리영화 제작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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